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대까지 급락했다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모두 되돌렸다. 추석 연휴와 분기 말·월말을 앞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이어진 데다 위험선호 심리까지 살아나면서 장 초반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자 수입업체 결제 등 실수요성 달러 매수가 유입됐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원 오른 1358.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355.0원에 출발한 뒤 전날 기록한 22.8원 급락에 이어 장중 추가 하락하며 1350원 선을 크게 밑돌았지만 이후 낙폭을 줄여 결국 소폭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달러 공급 우위가 뚜렷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네고 물량을 앞당겨 내놓는 가운데 분기 말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역내 달러 공급이 두터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대규모 달러 매도에 따른 롱스톱 물량이 이어진 점도 환율 하락 압력을 키웠다.
위험선호 심리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지수가 0.45% 상승하며 이틀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제유가도 중동 원유 수출 호조 소식에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9.25달러로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과 이란 간 대화 재개 기대가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했다.
하지만 1340원대에 진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환율이 단기간에 빠르게 떨어지자 수입업체의 결제 물량 등 실수요성 달러 매수가 유입되며 하단을 받쳤다. 해외주식 투자 등을 위한 거주자의 달러 환전 수요도 저가 매수 요인으로 거론됐다.
달러 강세 흐름은 여전히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미 국채금리 상승 등이 달러 강세 재료로 남아 있는 가운데 중동 정세 역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이 협상과 군사적 압박 사이를 오가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위험선호가 이어지더라도 달러 매수 수요가 완전히 약화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추석 연휴와 월말을 앞둔 네고 물량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340원대에서는 결제 수요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 수급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은 추석 연휴에도 문을 닫지 않는다. 7월 24시간 개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공휴일에도 원·달러 환율 거래가 가능해졌다. 다만 국내 주식·채권시장이 휴장하는 만큼 연휴 기간에는 거래량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은행은 연휴에도 딜링룸을 가동하고, 일부는 해외 데스크를 통해 시장에 참여할 예정이다. 외국환중개사도 필수 인력을 배치해 전자중개시스템을 운영한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역시 연휴 기간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이어갈 방침이다.
연휴 기간에도 시장이 열리면서 역외 투자자의 원화 거래 접근성이 유지되는 만큼 24시간 거래 체제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