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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해도 금방 직장 잃어…학자금 상환 미룬 30대 최대

23.09.2026 1분 읽기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에 성공했다가 또 다시 일자리를 잃어 학자금대출을 갚지 못하는 2030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으로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면서 빚 부담이 30대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23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상환유예’ 승인을 받은 30대 청년은 2025년 기준 847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7346명과 비교해 15% 이상 급증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20대보다 30대 상환 유예자의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30대 상환유예자는 2024년 기준 7346명으로 20대(6587명)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0대 상환유예자(6190명)와 격차가 2300명 가까이 벌어졌다. 상환유예자의 연령별 현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은 연간 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소득 수준에 따라 갚아야 할 금액이 부과되는 제도다. 상환유예는 앞서 발생한 소득을 토대로 납부액이 부과됐지만 이후 실직·폐업·퇴사·육아휴직 등으로 현재 소득이 끊긴 사람이 납부를 미루는 장치다.

금액 기준으로도 30대 비중이 더 컸다. 지난해 전체 유예 금액은 243억 3100만 원으로 이 가운데 30대가 150억 1900만 원을 차지했다. 전체의 61.7%에 해당한다. 20대의 유예 금액은 89억 2600만 원이었다.

문제는 상환을 미뤄도 학자금 빚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 해 두 차례 이상 유예 승인을 받은 사람은 2021년 488명에서 지난해 1320명으로 2.7배로 불어났다. 이들의 유예 금액도 같은 기간 12억 1600만 원에서 38억 6100만 원으로 3.2배 늘었다. 또 2022년 경제적 곤란을 이유로 2년간 상환을 유예받은 7892명 중 2025년 말 기준 1263명이 체납 상태였다. 유예자 6명 중 1명꼴이다.

30대 유예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시점 자체가 늦어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첫 취업까지 1년 이상 걸린 20~34세 청년의 비중은 2020년 29%에서 2025년 33%로 상승했다. 올 5월 기준 대졸자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도 4년 5.7개월로 전년 동월 대비 1.3개월 늘어나며 200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가장 긴 기간을 기록했다.

실제 20대 취업자 수는 올 들어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8월 20대 취업자는 월 평균 327만9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47만2000명) 대비 19만3000명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55만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인구 감소를 고려해도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

김지운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채가 줄고 경력직 중심 채용이 확대되면서 청년이 진입할 수 있는 일자리가 줄고 있다”며 “AI 확산 이후 국내외에서 청년 신규 채용이 감소하는 흐름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 차례 취업한 뒤 다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청년이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취업 경험이 있는 20~34세 ‘쉬었음’ 청년은 2019년 36만 명에서 2025년 47만 7000명으로 증가했다. 30~34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비중은 같은 기간 15.8%에서 30.7%로 높아졌다. 한은은 최근 1년 안에 직장을 그만둔 ‘쉬었음’ 청년 중 개인·가족 문제나 근로조건 불만 등에 따른 자발적 퇴사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비자발적 퇴직도 2024년부터 다시 늘었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학자금대출 상환유예자가 20대보다 30대에서 더 많아진 것은 취업과 소득이 안정돼야 할 시기에도 빚을 갚지 못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민생 상황을 엄중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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