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프로그램 1호 사업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결국 전력구매계약(PPA)은 확약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다지만 알짜 구매자 역할을 할 데이터센터 인허가가 취소되는 등의 위험 요인이 있어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모든 대미 투자 프로그램의 원리금이 회수될 때까지 수익 배분 비율을 5대5로 유지하기로 하는 등 투자 대금을 회수하기 위한 장치는 일부 확보됐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엔시날 LNG 사업의 PPA 체결에 대한 확약은 받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아직 전기를 사줄 고객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PPA가 없으면 시장 가격에 따라 전력 판매 가격이 오르내리는 데다 텍사스 지역의 전력 수요가 부족할 경우 전기를 팔지 못하고 설비를 놀릴 우려가 있다. 정부는 엔시날 LNG 사업에 223억 달러를 투자해 20년 내 433억~454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실제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PPA가 필수라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게다가 텍사스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될 데이터센터 건설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과 소음 탓에 미국 곳곳에서 데이터센터가 혐오 시설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텍사스 주지사는 데이터센터 신규 허가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자들도 전력과 용수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특히 텍사스 엔시날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있어 데이터센터가 새로 지어지지 않으면 마땅한 수요처를 새로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다른 방식으로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양국이 서명한 합의문에 따르면 수익금은 한국 측 투자 원리금이 모두 회수될 때까지 한미가 5대5로 배분하고 회수 완료 이후에는 1대9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5대5 수익 배분 비율을 모든 사업의 투자 원리금이 상환될 때까지로 확대했다. 일부 사업이 좌초하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원리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한미 양국은 예상하지 못한 일로 사업이 청산되는 경우 한국 측 투자금을 우선 회수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사업비가 20% 이상 치솟는 경우 양국 정부가 협의해 개선 조치를 논의하는 데도 합의했다. 또 한국 측이 프로젝트 매니저를 추천해 한국 기업이 공급망에 최대한 참여할 길을 열었다. ▷본지 9월 22일자 1·5면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