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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D램 맹추격에… 韓, 대만과 첨단 반도체 협력 필요성 커져”

22.09.2026 1분 읽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을 호령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에 바짝 쫓기는 상황이다. 올해 2분기 글로벌 메모리 업계의 영업 이익률 1~2위는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미국 마이크론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82%, 80.4%에 달했다. 반면, SK하이닉스(76.3%)와 삼성전자(70%)는 80%에 못 미치는 수익성을 나타냈다.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 역시 마이크론이 0.9%포인트, CXMT가 1.9%포인트 늘어난 반면 SK하이닉스는 3.9%포인트 하락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중국 반도체업계의 무서운 추격과 관련해 “과거보다 10배 빠르게 해야 한다”고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은호 고려대 경제기술안보연구원 경제안보센터장은 19일 서울 성북구 연구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추격에 맞서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을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이 협력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공학자이다. 자동화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업진흥청으로 공직에 입문해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실 행정관과 산자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7월까지 차관급인 주 타이베이 한국 대표도 맡았다.

이 센터장은 한국이 현재 반도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대만 TSMC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절대 강자인 것과 달리 메모리 시장은 중국·미국 기업의 추격을 받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CXMT 등 중국 반도체업체의 부상에 이어 미국 마이크론은 대만을 통한 고급 메모리 생산 역량을 강화하면서 반도체 공급망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 변화는 한국이 대만과의 협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들의 공급 단가 인하 압박이 머지않은 미래에 나타날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이 AI 반도체 시장에 생산물량 조절 등을 통해 공동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원재료 공급망 협력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근 이란 전쟁 여파와 중국의 수출 금지로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필수 원자재인 헬륨 부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는 “미·중 간의 첨단 반도체와 핵심광물 패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국이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뿐 아니라 반도체 필수소재인 헬륨, 희토류 등 중요 원자재 대체재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항해 석유소비국 연합체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탄생했듯이 반도체 분야에서도 생산국 간 협력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주 타이베이 한국 대표 시절 TSMC 설립자 모리스 창 회장과 4차례 단독 면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성장 배경에 40년 이상 장기집권한 모리스 창의 ‘칩 리더십’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TSMC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위기를 맞았지만 2009년 모리스 창 회장이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제2의 부흥을 이끌었다”며 “이 과정에서 단순 반도체 제조기업이던 TSMC는 첨단 칩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창 CEO의 주문을 바탕으로 TSMC가 반도체 제조와 첨단 패키징, AI 서버 생산으로 이어지는 종합 산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대만 반도체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만의 수많은 기업은 지난 수십 년간 TSMC와 성장을 함께하며 공조 체계를 갖춰왔다”며 “TSMC는 반도체 주문부터 생산까지 통상 6개월이 걸리는 과정을 1개월로 단축하고, 품질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대해서는 대만처럼 기업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한국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공단을 조성해서 기업에 땅을 분양하는데, 대만은 무료로 땅을 빌려주고 관리비만 받는 구조”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투자비용이 크게 절약되는 것은 물론 특례를 적용해 법인세 실효세율이 크게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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