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연봉 1억원이 넘는 미성년 사업장 대표가 20명 넘게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5세 이하 아동도 있었다. 미성년 대표 상당수가 부동산 임대업 등에 몰린 가운데, 지난해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한 미성년자도 30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5세 이하도 ‘억대 연봉 사장님’…미성년 대표 연평균 382명
2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2021~2025년 미성년자 사업장 대표자 연령대별 보수 분포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 18세 이하 사업장 대표자는 총 1909명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382명꼴이다.
이번 통계는 건강보험 사업장에 직장가입자로 가입된 미성년 대표만을 대상으로 집계했다. 연령별 연평균 인원을 보면 11~15세가 15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6~18세 129명, 6~10세 81명 순이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닐 나이인 0~5세도 연평균 22명이 사업장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가운데 연봉이 1억원을 넘는 미성년 대표는 21명으로 집계됐다. 11~15세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16~18세 6명, 6~10세 2명이었다. 0~5세에서도 1명이 포함됐다. 연봉 5000만원 초과~1억원 이하인 미성년 대표는 43명, 5000만원 이하는 318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 거주하는 미성년 대표가 23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69명, 인천 23명, 부산 1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연봉 1억원 초과 대표만 따져도 서울이 12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천 4명, 경기 3명, 부산과 경남이 각각 1명이었다.
100명 중 95명이 부동산 관련…5세 이하 179명도 임대소득
미성년 사업장 대표 상당수는 부모나 조부모에게 물려받은 상가·오피스텔·주택 등을 활용한 부동산 임대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21~2025년 미성년 사업장 대표 가운데 소득 상위 100명의 업종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업이 9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은 4명, 제조업은 1명에 그쳤다.
미성년자의 부동산 임대소득 규모도 적지 않다. 문 의원이 7일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한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3233명으로, 신고액은 총 555억8400만원이었다. 1인당 평균 1720만원꼴이다.
이 가운데 0~5세 미취학 아동도 179명이었다. 연령별로는 0~1세 9명, 2세 15명, 3세 33명, 4세 51명, 5세 71명이었다. 평균 신고액은 3세가 184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5세 1500만원, 0~1세와 4세 각각 1470만원, 2세 1230만원 순이었다.
다만 0~5세 임대소득 신고 인원 자체는 감소하는 추세다. 2020년 252명에서 2021년 238명, 2022년 250명, 2023년 217명을 거쳐 지난해 179명으로 줄었다.
문 의원은 “기저귀도 못 뗀 아이가 연봉 1억원을 받는 사장인 것이 우리 사회 불평등의 현주소”라며 “가족 법인을 활용한 편법 증여나 소득 분산이 아닌지 국세청과 건보공단이 함께 실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