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204320) 가 하청 노동자 끼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한 달 만에 공식 사과 입장을 냈다. HL만도는 외부 안전진단을 도입하고, 관련 예산과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유족 측의 반대로 이를 공식 발표하려던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HL만도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종합 안전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HL만도는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故) 김승모(28) 님의 명복을 빌며 깊은 슬픔을 겪고 있는 유가족께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HL만도는 “이번 사고를 단순히 하나의 사고로 바라보지 않고 안전보건 조직과 관리체계, 현장의 실행과 투자에 무엇이 부족했는지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고 개선하기 위해 종합 안전 개선 대책을 수립했다”며 7대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HL만도는 외부 안전 전문기관과 합동 전수진단을 매년 실시하고 내부 안전점검 체계를 강화해 위험을 사전에 예측 및 추적하기로 했다. 특별 안전진단에서 발견된 위험 사항은 특별예산을 편성해 빠르게 개선하고 긴급한 현장 개선이 필요할 경우 예산 품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先)조치 후(後)보고’ 체계를 적용한다. 공장 내 인체 감지 폐쇄회로(CCTV)와 외주공사 위험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이동형 CCTV를 도입하는 등 스마트 안전관리에도 투자한다.
HL만도는 아울러 안전보건실을 신설하고 본사와 사업장의 안전인력을 충원하기로 했다. 본사에 안전진단파트를 새로 만들고 사업장의 안전환경팀 소속 안전보건파트를 팀으로 분리·격상해 독립성을 강화한다. 협력업체 대상 점검 지원뿐 아니라 안전투자 여력이 부족한 협력사를 위해 투자도 지원한다.
HL만도는 “이번 대책이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고 확실히 실행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추진상황을 끝까지 점검·관리하겠다”며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대책의 실효성과 현장 작동 여부까지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HL만도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판교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 성명과 안전대책을 직접 발표하려고 했지만 유족의 반발에 회견은 취소됐다. 사망 직원인 김승모(28) 씨의 아버지는 “사전 조율과 협의도 없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하는 사과와 대책 발표는 무언가 의도가 있는 언론 플레이”라며 “이런 식의 사과는 절대 받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조성현 부회장과 김현욱, 홍영일 부사장 등 HL만도의 경영진은 거센 항의를 받고 회견장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앞서 7월 22일 오후 HL만도 평택공장에서는 협력업체 소속 김 씨가 고장 난 부품 가공 기계 내부를 점검하다가 기계와 벽 사이에 상반신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김씨가 기계 내부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한 HL만도 소속 직원이 기계를 시운전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노동부는 이날 HL만도 평택공장과 하청업체 4곳에 대한 산업안전 감독을 실시한 결과 138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해 86건은 즉시 사법처리하고 52건에 대해서는 2억 8000여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