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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 폭탄 맞은 제약사, R&D 20% 늘렸다…‘투자 축소’ 대신 정면돌파

21.09.2026 1분 읽기

내년부터 제네릭 의약품 가격이 단계적으로 내려가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주요 제약사들이 오히려 연구개발(R&D)에 돈을 더 쏟아붓고 있다. 기존 제네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수록 자체 신약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자금력이 부족한 일부 중소·중견사는 연구개발비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약가 인하를 계기로 제약업계의 투자 전략도 ‘공격’과 ‘방어’로 양극화하는 모습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0일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1차 대상 가운데 100개 이상 품목이 포함된 상장 제약사 30곳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들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560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36억 원보다 971억 원(2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 인력도 3196명에서 3233명으로 37명(1.2%) 늘었다. 시설 투자와 직결되는 유형자산 취득액 역시 2499억 2000만 원에서 2632억 3000만 원으로 5.3%(133억 1000만 원) 증가했다.

제약사들이 R&D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약가 우대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제네릭 의약품을 중심으로 대규모 약가 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R&D 투자를 유지하는 제약사에는 약가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3월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의 R&D 기준을 강화했다. 혁신형은 매출 규모에 따라 R&D 비율 7~9%, 준혁신형은 5~7%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기존 제네릭 의약품 의존도를 낮추고 약가 우대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R&D 개발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현금 여력이 있는 대형 제약사들은 정부의 R&D 지원과 신약 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4년 혁신형 제약기업에서 제외된 종근당(185750) 은 R&D 비용 지출을 지난해 상반기 83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135억 원으로 36.6%(304억 원) 대폭 키웠다. 종근당은 지난해 10월 연구 없이 개발에 집중하는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첼라’를 설립하는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약품(128940) 역시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같은 기간 R&D 비용은 1061억 원에서 1255억 원으로 194억 원(18.3%) 증가했다. 자체 개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상용화 등 비만 전주기를 아우르는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 투자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동국제약(086450) 은 R&D와 시설 투자, 고용을 동시에 늘리는 ‘전방위 확장’을 꾀했다. R&D 비용은 올해 상반기 173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1%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고용 역시 1269명에서 1362명으로 93명(7.3%) 늘어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했다.

하지만 약가 인하를 앞두고 모든 제약사가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 일부 중소·중견사는 비용을 절감하며 제약사별로 R&D 투자도 양극화되는 모양새다. 환인제약(016580) 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상반기 11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79억 원으로 31.3%, 한국파마(032300) 는 14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28.6% 감소했다. 대원제약과 경동제약도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가 각각 15억 원(-6.1%), 5억 원(-8.2%) 줄었다.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제네릭은 신약보다 개발비가 적게 들지만 생동성시험부터 허가, 생산·품질관리까지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된다”며 “약가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 개발 단계부터 사업성을 따져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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