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3~4주가 지나도 아물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뇨병이나 혈액순환 장애, 지속적인 압박 등 상처 회복을 방해하는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처 재건 명의’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김상화 교수는 “3~4주가 지나도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만성 상처라고 한다”며 “당뇨병성 족부궤양이나 동맥·정맥성 궤양, 욕창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19일 저녁 9시 25분에 방영되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서는 김상화 교수와 함께 만성 상처가 잘 낫지 않는 이유와 피부이식·피판술 등 재건성형 치료법, 올바른 상처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상처 3~4주 지나도 안 낫는다면 ‘만성 상처’
상처는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넘어져 피부가 찢어지거나 긁힌 상처, 화상, 수술이나 시술 후 생긴 상처처럼 갑자기 발생한 것은 급성 상처다. 반면 3~4주 이상 지나도 낫지 않는 상처는 만성 상처로 본다.
만성 상처에는 대부분 상처 회복을 방해하는 원인이 있다. 혈액순환 장애로 생기는 동맥성·정맥성 궤양, 당뇨병 환자의 족부궤양, 마비나 장기간 움직이지 못해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발생하는 욕창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치료가 까다롭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순환 장애뿐 아니라 신경 기능 저하와 면역력 저하가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발 감각이 떨어져 작은 상처나 꽉 끼는 신발 때문에 상처가 생겨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조그만 상처도 크게 악화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살 돋는 ‘육아조직’…상처 회복의 신호
상처가 낫는 과정은 크게 지혈, 염증, 증식, 재형성의 네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혈액이 응고되며 출혈이 멎고, 염증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은 조직을 제거한다. 이후 새로운 혈관과 세포가 만들어지고 마지막에는 콜라겐이 재배열되면서 흉터가 성숙한다.
흔히 “새살이 돋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 과정에서 생기는 ‘육아조직’이다. 상처 표면에 붉은 조직이 차오르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섬유아세포, 혈관내피세포, 상피세포와 이를 지지하는 기질 등이 함께 형성된다.
상처가 단순 봉합만으로 치료되지 않을 때는 드레싱을 통해 자연적으로 아물도록 기다리거나, 상처 결손 부위가 크다면 피부이식, 피판술 같은 재건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피부이식은 다른 부위의 얇은 피부를 떼어 상처를 덮는 방식이다. 이식한 피부가 상처 바닥에서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받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상처가 깨끗하고 육아조직이 충분히 형성돼 있어야 한다.
피판술은 피부뿐 아니라 조직과 혈관을 함께 옮기는 수술이다. 상처 부위 자체의 혈액순환이 좋지 않거나 뼈·혈관 같은 중요 구조물이 노출됐을 때 활용된다.
김 교수는 “상처는 우선 죽은 조직이나 감염 조직을 제거하고 상처를 깨끗하게 만든 뒤 상처가 잘 아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기본“이라며 ”상처 바닥이 충분히 깨끗하다면 피부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반대로 뼈나 인대, 혈관이 노출돼 있거나 상처 부위의 혈류가 좋지 않다면 피판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성 상처 치료 돕는 EGF…외부 보충도 도움
상처가 낫는 과정에서는 여러 성장인자가 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며 세포 증식과 조직 재생을 돕는다. 이 가운데 EGF(상피세포 성장인자)는 피부 세포의 이동을 촉진해 상처 표면을 메우는 데 관여한다.
정상적인 상처에서는 몸에서 EGF 같은 성장인자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외부에서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만성 상처에서는 성장인자가 빨리 분해되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수 있어 외부에서 보충하는 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다.
EGF 치료제는 연고나 스프레이 형태로 사용되며 일부 당뇨병성 족부궤양이나 난치성 궤양 환자에서 상처 회복을 돕는 데 활용된다. 최근에는 피부 재생을 내세운 화장품의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상처에는 ‘습윤 환경’이 회복에 도움
일상생활에서 상처가 생겼다면 습윤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단순 거즈보다는 하이드로콜로이드나 폼 드레싱 등을 이용한 습윤 드레싱이 상처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10~20분간 압박해도 피가 멎지 않거나 상처가 크게 벌어져 내부 조직이 보이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상처 주변의 붉은 기운이 퍼지거나 고름·악취·열감이 생기는 경우, 38도 이상의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도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사람이나 동물에게 물린 상처 역시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상처가 오래됐다고 포기하고 지내는 분들이 있지만 만성 상처에는 낫지 않는 원인이 있다”며 “원인을 정확히 찾아 감염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며 필요하면 재건수술까지 시행하면 상처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성형 명의가 알려주는 방치하면 안 되는 상처 [김상화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