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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거래’ 다 막으면 사회가 보호될까

18.09.2026 1분 읽기

우리는 매일 수많은 거래를 하며 살아간다. 대부분은 아무 문제 없이 이뤄지지만, 어떤 거래는 당사자들이 원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더라도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 심지어 일부 거래는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되며,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혐오하는 거래는 정말 해로운 것일까. 201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시장 설계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금지된 거래의 경제학’에서 이 질문을 던진다. 저자가 말하는 ‘혐오(repugnance)’는 단순히 개인적으로 싫다는 감정이 아니다. 거래 당사자들은 기꺼이 거래하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제3자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막으려는 상황이다.

책은 성관계와 결혼, 대리모와 입양부터 술과 마약, 고금리 대출, 비상시 가격 폭등, 혈액과 혈장, 신장 이식, 의료조력사망과 임상시험까지 인간 삶의 다양한 양상을 살핀다. 도덕적 직관과 실제 거래의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장 이식이다.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신장 매매를 금지하고 기증만 허용한다. 저자는 이를 두고 “신장의 가격은 0원이어야 하는 셈”이라고 표현한다. 이식할 장기가 부족한 현실에서 기증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왜 그토록 강한 혐오의 대상이 되는가.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것과 아무런 보상 없이 위험을 감수하도록 요구하는 것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반면 혈장에는 금전적 보상이 가능한 시장이 존재한다. 신장과 혈장은 모두 생명을 구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우리는 두 거래를 다르게 바라본다. 저자는 이 차이가 정말 일관된 도덕적 원칙에 근거하는지 묻는다.

금지가 거래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거래와 시장을 불법으로 규정하면 외려 그러한 거래가 지하로 숨고, 참여자들이 범죄자에게 의존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거래를 막으려는 규칙이 오히려 위험한 환경을 초래하는 모순적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손 소독제 부족 사태도 흥미롭게 다룬다. 알코올이 부족해지자 켄터키의 위스키 제조업체들이 기존 설비와 원료를 활용해 손 소독제를 생산했다. 높은 가격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지만, 동시에 새로운 공급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신호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의 해법으로 돈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신장 교환은 돈 없이도 시장의 원리를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책의 초점은 ‘무엇을 사고팔 수 있는가’를 넘어 ‘무엇을 금지해야 하는가’, ‘금지된 거래가 인간을 보호할 수 있는가’로 이어진다.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도덕과 시장, 자유와 보호가 충돌하는 지점을 목격하고, 그간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명제에 의문을 품게 된다. 혐오는 금지를 만들지만, 금지가 언제나 우리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3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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