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을 제기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빌리프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낸 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민 전 대표가 승소했다.
법원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보기 어려워”…1억원 청구 기각
18일 법조계와 한겨레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22단독 박근규 판사는 지난달 21일 빌리프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A씨가 민 전 대표와 신모 전 어도어 부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A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A씨는 민 전 대표와 신 전 부대표가 공동으로 1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의 발단은 2024년 4월 민 전 대표가 내놓은 공식 입장문과 기자회견이었다. 당시 하이브와 경영권 갈등을 빚던 민 전 대표는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A씨는 민 전 대표가 입장문과 기자회견뿐 아니라 이후 법정 구두변론과 이메일 등을 통해 허위 사실을 주장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대표 역시 민 전 대표와 공모했다며 공동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이름·직책 언급 없었다…발언의 허위성은 별도 판단 안 해
하지만 법원은 문제가 된 발언에서 A씨가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공식 입장문이나 기자회견에서 A씨의 이름과 직책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아일릿의 헤어·메이크업·의상·안무·사진·영상 등 연예활동 전반을 뉴진스와 비교한 표현 역시 A씨가 담당한 특정 영역이나 개인을 지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한 뒤 팬덤을 중심으로 A씨를 겨냥한 댓글과 영상 등이 이어진 정황도 살폈지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근거가 되지는 못했다.
신 전 부대표에 대한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출된 증거만으로 신 전 부대표가 민 전 대표와 관련 행위를 공모하거나 민 전 대표의 행위를 도와 공동불법행위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가 명예훼손의 피해자로 특정됐다는 전제가 인정되지 않는 만큼 손해배상 청구에 이유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관련 주장의 허위성이나 위법성 등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A씨가 판결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번 사건은 민 전 대표의 승소로 확정됐다.
빌리프랩과 20억원 소송은 계속…11월 선고
다만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주장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빌리프랩이 같은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별도로 진행 중이다.
해당 사건은 지난 11일 8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변론이 종결됐으며 법원은 오는 11월 13일 선고할 예정이다.
민 전 대표는 2002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등기이사를 거쳐 2019년 하이브에 합류했다. 2021년 어도어 대표가 된 뒤 이듬해 뉴진스를 선보였으며, 이후 하이브·어도어와 갈등을 빚은 뒤 현재 오케이레코즈 대표를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