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돌보면서 자녀도 키운다.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10명 중 6명이 이 같은 ‘이중 부담’을 지고 있다.
16일 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가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공동 개발한 ‘서울시 중장년 삶의 질 지표’ 첫 측정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40~64세 중장년의 88.1%가 부모 또는 자녀 중 한쪽 이상을 돌보고 있었다.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는 이른바 ‘끼인 세대’ 비율은 48.4%에 달했으며 50~54세에서는 62.1%까지 치솟았다. 조사는 지난 6월 서울 거주 만 40~64세 205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장년층의 삶의 만족도를 가르는 변수는 취업 여부가 아니었다. 평균 삶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18점이었는데 취업자와 미취업자의 점수 차이는 0.06점에 불과했다. 반면 주거 점유 형태는 최대 0.69점, 소득 수준은 0.65점, 혼인 상태는 0.57점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자가 거주자의 만족도는 3.31점이었지만 보증금 없는 월세 거주자는 2.62점에 그쳤다. 기혼자(3.33점)와 미혼자(2.76점) 사이에도 격차가 뚜렷했다. 서울 중장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61만7000원이었지만 소득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0.9%에 불과했다. 소득 상위 4분위에서도 만족 비율은 21% 수준에 머물렀다.
정책 체감도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장년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63.9%였지만 실제 정책의 도움을 체감하고 있다는 응답은 22.6%에 그쳐 격차가 41.3%포인트에 달했다.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사회공헌 일자리 연계(77.7%)가 1위를 차지했고 중장년 전용 운동·신체활동 프로그램(75.7%), 취업훈련·재취업 상담(75.6%), AI·디지털 역량 교육(73.3%)이 뒤를 이었다.
포럼에서는 중장년 일자리 문제를 단순한 양적 부족이 아닌 경력과 시장 수요 사이의 미스매치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안전·소방, IT·통신, AI·데이터 등 7개 분야에서 중장년 적합 직무를 발굴하고 생활권 중심의 취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재 5곳에서 운영 중인 중장년취업사관학교를 서울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