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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쉬는데 발이 찌릿”…단순 다리 쥐 아닌 ‘이 병’ 신호라는데

17.09.2026 1분 읽기

쉬거나 가만히 있을 때도 발이나 발가락이 타는 듯 아프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혈관 질환의 경고일 수 있다는 전문가 소견이 나왔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족부 전문의 조나단 브로클허스트는 걷지 않고 체중을 싣지 않은 상태에서도 나타나는 ‘휴식 시 통증(rest pain)’을 말초동맥질환(PAD)의 신호로 지목했다.

브로클허스트는 최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발이 여행 후 갑자기 타는 듯 아프다며 병원을 찾은 70대 남성 환자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남성은 평소 족부 진료를 받은 적이 없었고 약 30년간 흡연했으며 음주량이 많고 활동량은 적은 편이었다. 진료 결과 발등이 부어 있었고 발로 가는 맥박이 손으로 잡히지 않을 만큼 약했으며 발의 털이 거의 없고 피부는 창백하고 번들거리는 상태였다.

말초동맥질환은 동맥 안쪽에 콜레스테롤 등 지방 성분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다리와 발로 가는 혈류가 줄어드는 질환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스탯펄스(StatPearls)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2억명 이상의 성인이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70세 이상에서는 유병률이 20%에 이른다. 이 질환이 진행돼 걷기 힘든 수준을 넘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생기는 단계에 이르면 ‘만성 사지 위협 허혈(CLTI)’로 분류된다. 국제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CLTI는 40세 이상 인구의 약 1.3%에서 나타나며 말초동맥질환 환자 중에서는 약 11%가 이 단계로 진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식 시 통증은 특히 밤에 누워 있을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다리를 편 자세에서는 중력의 도움을 받지 못해 발끝까지 혈류가 닿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발을 침대 아래로 늘어뜨리거나 서 있으면 중력이 혈류를 돕는 방향으로 작용해 통증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특징도 있다. 브로클허스트는 이런 통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신호로 발의 심한 화끈거림, 털 감소, 창백하고 번들거리는 피부, 보행 중 다리 경련, 발가락의 보라색 또는 푸른색 변색 등을 꼽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발의 상처나 궤양이 낫지 않고 조직이 괴사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발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다리 혈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신 동맥경화의 일부인 경우가 많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다른 심혈관질환의 위험 신호로도 해석된다. 흡연은 이 질환의 대표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스탯펄스 자료는 흡연이 말초동맥질환 위험을 4배가량 높이고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CLTI로 진행해 절단에 이를 가능성도 더 높다고 설명한다. 운동 부족과 부실한 식습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도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치료의 핵심은 통증 자체보다 원인이 되는 혈관 문제를 다스리는 데 있다. 혈전 위험을 낮추거나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약물을 쓰는 한편 고혈압과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이다. 금연과 운동, 식습관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혈류 감소가 심한 경우에는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혈관성형술이나 스텐트 삽입술, 막힌 혈관을 우회하는 혈관 우회술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브로클허스트는 “휴식 시 통증은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혈관 변화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밤이나 휴식 중 발 통증이 반복된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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