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같은 행사장에서 인공지능(AI) 규제를 두고 상반된 메시지를 냈다. 아모데이는 전 세계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황 CEO는 시장에 맡기면 될 일일 뿐 새로운 규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맞섰다. 규제를 둘러싼 AI 모델 개발사와 AI 칩 기업 간 입장 충돌이 이어진 것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1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드림포스’ 행사 기조연설 무대에서 아모데이 CEO와 대담을 나눴다. 베니오프 CEO는 아모데이 CEO가 지난 12일 AI 속도 조절과 규율 필요성을 주장하며 작성한 에세이 이야기를 꺼냈다. 베니오프 CEO는 이날 자사의 모든 기능을 업무 공간에 제공하는 ‘AI포스’를 공개하면서 아모데이를 비롯한 여러 CEO들과 AI 미래상을 논의했다.
현재 AI 속도에 대한 생각을 묻는 베니오프 CEO의 질문에 아모데이 CEO는 비유를 통한 설명이 더 이해하기 쉽겠다며 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그는 “자동차 회사에 브레이크 문제나 제조 과정 문제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면서 “‘저 회사는 안전하지 않다’며 경쟁사를 공격하는 것이 유혹적일 수 있지만 더 책임감 있는 대응 방안은 먼저 내 회사의 기록을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도 이슈가 없었는지 점검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데이 CEO는 “사고가 없었더라도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의 관행을 개선하자. 투명성을 약속하자. 안전에 더 많은 투자를 하자”면서 “그리고 나서 업계 전체를 위한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논의하자. 모두의 기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제적인 요소도 포함돼야 한다”며 “이것이 내가 에세이에서 제시한 3단계 계획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단계는 우리가 이미 약속한 것이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업계와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며 “이것이 업계를 발전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항상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가장 큰 놀라움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아모데이 CEO는 “발전 속도”라며 “나와 공동 창업자 몇 명이 스케일링 법칙을 공식화했었는데, 이는 AI 모델이 더 많은 연산 자원을 투입할수록 점점 더 똑똑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모델들이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을지 예측할 수 있었지만 이로써 회사들이 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세상 일의 중심이 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 점이 정말 놀랍다”고 덧붙였다.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AI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기준 정립과 감독을 위한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아모데이 CEO가 떠난 뒤 나타난 황 CEO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냈다. 베니오프 CEO가 최근 일주일 새 벌어진 AI 속도 조절론과 안전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묻자 황 CEO는 “안전은 여러 면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안전은 공학적인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출시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원칙이다. 시장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출시할 때까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면서도 “시장의 힘은 이미 존재한다. 새로운 법이나 규제는 필요하지 않다. 기업이 최선을 다해 달릴 때를 결정하는 것만 필요하다”고 답했다.
황 CEO의 이야기는 AI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각 기업에 맡겨야 할 일이지 획일적인 규제를 적용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여러분은 두 가지(혁신과 안전)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며 “가능한 빨리 달리되 어느 순간 통제 불능 상태이거나 제품이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느끼면 잠시 멈추고 제대로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황 CEO는 AI발 소프트웨어 위기나 일자리 위기도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놀랐겠지만 나는 놀랍지 않았다. 나는 소프트웨어 종말론은 터무니없다고 말한 비소프트업계의 첫 CEO였다”며 “소프트웨어 위에 추가되는 계층이 생기고, 이는 소프트웨어를 훨씬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AI가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AI는 점점 생산적이고 유용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은 회사와 나라를 대표하고 있다. 뒤처지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AI)은 너무나 중요한 기술 혁명이다.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가진 기술이니 참여하고 배워야 한다. 바로 효과가 없더라도 포기하면 안 된다. 이 기술을 끊임없이 개선하는 거대한 산업이 뒤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시도해보라”고 조언했다. 또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야심차게 될 것이다. AI 생산성 향상으로 우리에게 한계는 없다. 모든 산업과 나라에도 한계는 없다”며 “그러니 AI에 참여하라. 뒤처지지 마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