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5세 미만 청년의 자발적 퇴사에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작 이 연령대 자진퇴사자 3명 중 2명은 입사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취지지만 조기 이직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35세 미만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자는 19만229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자진퇴사한 인원은 14만6418명으로 전체의 76.1%를 차지했다.
자진퇴사자의 근속기간을 보면 1년 미만 근무자가 9만7437명으로 전체의 66.5%에 달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단기 퇴사 비율은 더 높았다. 20~24세 자진퇴사자의 80.1%가 1년을 채우지 못했고, 25~29세는 63.5%, 30~34세는 55.2%였다. 20대 초반 10명 중 8명이 1년 안에 짐을 싼 셈이다.
청년 3명 중 2명, 1년도 못 채우고 떠난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노동부는 하반기 업무보고를 통해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뒤 자발적으로 이직하면 생애 1회에 한해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 직장의 직무나 근로조건이 맞지 않는 청년이 생계 부담 때문에 퇴사를 미루지 않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구상이다. 국회에도 박해철·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고용보험법 개정안 2건이 올라와 있다. 청년층의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이 1년6.8개월(국가데이터처, 2026년 5월 기준)에 불과한 현실을 고려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조기 퇴사를 제도가 뒷받침하는 꼴’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자진퇴사자 3명 중 2명이 이미 1년도 안 돼 회사를 그만두는 상황에서 실업급여까지 보장되면 조기 이직을 앞당기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에는 “나라에서 주는 건데 못 타면 바보”라는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미취업 청년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한 번이라도 취업한 뒤 자발적으로 퇴사한 청년만 지원받는 구조여서 아직 첫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과의 역차별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 문제도 변수다. 2025 회계연도 고용보험기금은 당기 59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796억원에 불과하고, 실업급여 계정은 실질 기준으로 5조9933억원의 적자 상태다.
전문가들은 청년 재도전 지원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존 실업급여 체계 안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재정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