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기지사가 15일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며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도 재정난의 원인으로 김 전 지사의 책임론을 꺼낸 지 40일여 일만에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재정 여건이 어렵다는 데는 두 사람 모두 공감하지만 원인과 심각성에 대한 판단은 다르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경기도 재정의 4대 쟁점을 짚어봤다.
秋 “金, 세입 줄었는데도 지출 늘려”
金 “이재명 지사부터 이어진 원칙”
◇“이재명 지사 시절부터 확장재정”= 핵심은 현재 재정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추 지사는 세입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출을 확대한 전임 도정의 재정운용을 문제 삼는다. 경기도 도세 수입은 2021년 16조 7987억 원에서 지난해 15조 3615억 원으로 8.6% 줄었다. 반면 전체 본예산은 28조 8724억 원에서 38조 7221억 원으로 34.1% 증가했다. 세수 감소에 대응해 지출을 관리해야 할 때 오히려 각종 기회소득을 도입하며 예산을 늘렸다는 것이 추 지사의 지적이다.
김 전 지사는 확장재정이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를 지낸 민선 7기부터 이어진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어려울 때 재정이 나서고 경기 회복기에 지출을 조정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재임 당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과 세수결손까지 겹쳐 민생 지출을 줄일 수 없었다는 게 김 전지사의 설명이다. 그는 “경기도마저 지출을 줄였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秋 “5차례 지방채 발행, 방만 운영”
金 “단순 빚 아닌 기반시설에 투자”
◇5차례 지방채 발행 적절했나= 추 지사는 민선 8기의 기금 고갈과 단기간 다섯 차례 지방채 발행을 “이례적이고 방만한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경기도 지방채 발행액은 9430억 원으로 한도 9460억 원의 99.6%에 달했다. 그는 “재정을 바로잡을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전임 도정의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는 차입의 사용처와 절차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지방채와 기금 차입은 도로·철도·하천 사업, 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경기도 부담분 등에 사용됐으며 도의회 의결과 상환계획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반시설 투자는 미룰수록 공사비가 늘고 도민의 불편도 길어진다”며 단순히 빚을 낸 것이 아니라 도민의 삶과 미래에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秋 “민생 필수사업 9개월분만 편성”
金 “추경 때 시급성 따라 보완 계획”
◇9개월짜리 ‘미생 예산’ 논란= 추 지사는 김 전 지사가 올해 일부 민생 필수사업을 9개월분만 편성한 것을 ‘미생 예산’이라고 지적해왔다. 경기도는 지난달 추경안에 민생 필수사업 부족분 2400억 원을 반영하면서 5465억 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예술인 기회소득은 추경 보완 대상에서 제외돼 하반기 75만 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9개월분만 편성된 체육인 기회소득도 2회차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김 전 지사는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반기 추경에서 세입 여건을 점검하고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감액·조정해 나머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도민의 생계와 돌봄을 위한 지원만큼은 후퇴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秋 “빚 갚으려 또 지방채 발행 위기”
金 “채무비율 전국 평균보다도 낮아”
◇부채비율 기준치보다는 낮아= 추 지사는 지방채와 기금 차입의 상환 부담, 가용재원 부족을 근거로 재정 비상을 선언했다. 경기도 채무 잔액은 2021년 2조 9112억 원에서 지난해 6조 1357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예산 대비 채무비율도 같은 기간 6.3%에서 12.9%로 상승했다. 2038년까지 갚아야 할 지방채·내부 기금 차입 원리금은 7조 415억 원이다. 추 지사는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전 지사는 이 채무비율이 전국 시·도 전체 15.52%, 서울 21.62%보다 낮고 정부 주의기준인 25%에도 못 미친다고 반박했다. 그는 “증가 폭만으로 재정위기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상환 부담과 자금운용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입 확충과 지출 조정, 체계적인 상환 관리를 병행하면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방재정의 어려움은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만들어 미래 투자 재정을 쌓아둔 상태에서 지자체의 선심성 복지 지출은 늘고 있어 제2, 제3의 경기도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