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2000억 달러 대미투자 관련 미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인수 문제를 놓고 막판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을 웨스팅하우스 주주로 끌어들여 원전 시공능력까지 품에 안으려는 미국과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소수지분은 의미가 없다는 우리나라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대미 투자 협상과 함께 한국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규모와 의결권 확보 여부를 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당초 미국이 한국에 20% 지분 인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낮은 수준의 지분 협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한국의 지분 투자를 원하는 이유는 웨스팅하우스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원전 사업을 진행하는데 한국의 원전 산업 생태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APR-1400과 같은 한국형 노형뿐 아니라 웨스팅하우스의 AP-1000도 다수 건설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어 웨스팅하우스가 신규 원전을 건설할때 핵심 파트너가 된다. 한국전력공사나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원전 산업 생태계 핵심 기업들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갖고 있으면 웨스팅하우스의 사업 실행력이 높아진다고 본 것이다. 실제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조지아주에 보글(Vogtle) 3·4호기 원전을 새로 지으면서 막대한 초과 비용과 공기 지연으로 막대한 재무 부담을 안은 바 있다.
반면 한국 측은 웨스팅하우스가 갖고 있는 원자로 지식재산권(IP)에 대한 통제를 확보하는 것이 관심사다. APR-1400등 한국이 개발해 운영·수출하고 있는 경수로 원자로의 원천 기술은 웨스팅하우스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체코 두코바니 원전을 수주하는 과정에서도 원자로 IP가 걸림돌이 되자 한국과 웨스팅하우스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해 막대한 기술료를 지급하고 미국산 자재와 용역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면 이 계약을 새로 체결하거나 IP 제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한편 양국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첫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미국 내 지어지는 대형 원전 8기 신설 사업에 한국이 투자하는 방안이 담긴 투자 합의문에 이르면 18일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