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42만 종을 탐색해 단 하루 만에 탈모약 후보물질을 찾아냈습니다. 연내에는 소재 분석과 실험 전 과정을 AI가 수행하는 ‘자율실험실’을 가동할 계획입니다.”
임우형 LG(003550)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은 1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콘서트 2026’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설명하며 신소재 분석 특화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디스커버리’의 고도화 계획을 공개했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분자 구조 데이터를 학습해 목적에 맞는 신소재 후보물질을 빠르게 찾아주는 AI 모델이다. 신소재 개발은 수십만 종의 후보물질을 반복적으로 실험해 용도에 적합한 물질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연구자가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탐색 과정을 AI로 대체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인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해 LG생활건강(051900) 과 함께 42만 종의 물질 가운데 탈모 치료에 적합한 신약 후보물질 ‘람시딜’을 하루 만에 발굴했다. 임 원장은 “람시딜은 두피 세포를 활성화하고 에너지 대사를 높일 수 있는 후보물질로 나타났다”며 “현재 제품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AI 자율실험실’로 한 단계 고도화한다. 자율실험실은 엑사원 디스커버리에 실험 설계와 결과 분석을 담당하는 ‘AI 실험실 특화 모델’, 실제 시료를 다루는 로봇팔 등 하드웨어를 결합한 플랫폼이다. 후보물질 탐색부터 실험 설계·수행·분석까지 AI가 맡아 신소재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LG화학(051910) ·GS(078930) 칼텍스와 협력한다. GS칼텍스는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해 진행해온 데이터센터용 냉매 개발 연구에 자율실험실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세희 LG AI연구원 머티리얼스인텔리전스랩장은 “자율실험실은 모든 실험을 수행하는 대신 우선 확인할 가치가 높은 실험부터 제안한다”며 “최소한의 실험으로 빠르게 탐색할 수 있어 연구자들은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제조·금융 분야에 특화한 새로운 ‘전문가 AI’ 모델도 공개했다. 제조 분야의 ‘엑사원 옴니 인스펙트’는 카메라로 제품과 부품의 결함을 찾아내는 품질검사 모델이다. 기존 품질검사 AI는 수만 장의 이미지를 학습해야 하고 제품 외관이나 부품이 바뀌면 다시 학습해야 했다. 반면 엑사원 옴니 인스펙트는 최대 수천 장의 이미지만 학습하면 되고, 제품이 바뀌어도 재학습이 필요 없다. LG AI연구원은 이 모델을 연내 실제 제조 공정에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엑사원 포캐스트’를 활용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엑사원 포캐스트를 활용한 원유 가격 예측 실증(PoC)을 진행해 98.55%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엑사원 포캐스트는 8000여 개 주식 종목을 분석하는 금융 에이전트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에도 적용해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물리법칙을 이해하는 ‘월드 모델’ 개발에 나선다. 사람이 수행하는 행동을 학습하고 모방하는 기존 ‘행동 모델’을 넘어, 로봇 스스로 물리 세계의 작동 원리를 익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임 원장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일일이 가르치지 않아도 물리법칙을 스스로 학습하는 로봇 지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G AI연구원은 국가대표 AI 선발을 위한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투입할 차기 모델 ‘K엑사원 3.0’ 출시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