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 의 인적분할이 첫 관문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분 65%를 쥔 소액주주와 노동조합으로부터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흡수합병에 대한 반대 의사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이 반대하면 지배구조 개편에 차질이 빚어지는 구조여서, 주주 의견 접수 마감일인 오는 18일까지의 표심 향방이 인적분할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존속법인(분할 후 카카오X)에 흡수합병하는 소규모합병 안건을 두고 주주들의 반대 의사를 접수하고 있다. 상법상 소규모합병은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하지만,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주가 공고일로부터 2주 안에 서면으로 반대하면 진행할 수 없다. 통지서 접수 기한은 21일이지만 증권사 실무 절차를 감안하면 소액주주가 실제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시한은 18일이다.
이번 합병 건은 카카오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누는 인적분할의 첫 단추다. 앞서 카카오가 공시한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AI 36.5%, 카카오X 63.5%다. 장부상 순자산은 카카오X가 크지만 메신저와 인공지능(AI), 광고 등 영업 실체는 신설법인인 카카오AI에 몰려 있다. 분할 비율이 실질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카카오X의 핵심인 투자 회사 합병마저 불발되면 분할 비율을 다시 짜야 하고, 회사가 제시한 청사진도 원점으로 돌아간다.
키를 쥔 주주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뚜렷하다. 조직 개편에 따른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직원들의 반대가 특히 거세다. 사내 익명 커뮤니티에는 자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의 합병 반대 결의 글이 릴레이로 올라오고 있고, 주주 단체 대화방에서도 반대 의사 표시 인증글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앞서 사측의 설명이 부족하다며 인적분할 반대를 공식화하고 조합원과 소액주주의 참여를 독려해왔다.
이처럼 소액주주들이 반대의사 결집에 나선다면 인적분할은 시작도 전에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주주 구성을 보면 반대표가 모일 여지는 충분하다. 올해 2분기 기준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우호 지분은 23.99%이고 국민연금공단이 5.4%, 텐센트 계열 MAXIMO가 5.21%를 갖고 있다. 나머지 64.83%가 소액주주 몫이다. 20%는 소액주주 지분의 3분의 1이 조금 안 되는 규모다. 노조는 국민연금에도 반대표 행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반면, 카카오는 인적분할이 기업가치 재평가와 사업 효율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이 평가한 카카오의 사업별 합산가치는 약 34조 원 수준인데, 최근 시가총액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6조 원 안팎에 머물러 있어 밸류에이션 괴리가 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업별 독립 경영을 통해 계열사의 저평가를 해소하고 신사업에 집중해, 시장으로부터 ‘제 값’을 인정받겠다는 취지다.
사측은 오는 16일 설명회를 열어 소액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인적분할이 주주가치를 훼손시킨다는 오해를 바로잡고 중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에 미칠 긍정적 요인을 부각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소규모합병 건이 통과되더라도 오는 12월 임시주총에서 인적분할이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소액주주의 지지가 필수적인 만큼, 지속적인 설득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적분할 후 성장 전략과 향후 주주환원 정책 등 주주들이 궁금해할 문의 내용을 다룰 것”이라며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 불만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