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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걷을 때만 관광산업인가

14.09.2026

올해 7월 국회에서 열린 카지노 제도 개선 토론회. 한 카지노 업체는 많은 임직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단체버스를 대절했다. 한 달 뒤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도 업계 관계자들의 참여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평소 공개적으로 목소리 내기를 꺼리는 카지노 업계가 두 달 연속 외부 행사에서 자리를 꽉 채운 건 이례적이다.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진 건 문화체육관광부가 카지노 정책을 손보려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는 카지노가 내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최고 부담률을 10%에서 15%로 높이고 5년 단위 갱신허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업계의 우려로 인해 8월로 거론됐던 법안 발의는 늦어졌다. 정부도 밀어붙이기보다 보완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준비하려면 관광 인프라에 쓸 돈도 더 필요하다. 출국납부금을 1만 원에서 7000원으로 낮춘 뒤 줄어든 재원을 메우기 위해 이를 최대 2만 원까지 다시 올리자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카지노 시장이 성장한 만큼 공적 부담을 늘리는 데서 예외일 이유도 없다.

다만 부담을 늘리는 만큼 투자할 여건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최근 10년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은 1조 2118억 원의 관광기금을 냈지만 같은 기간 카지노 기업들이 받은 관광기금 융자는 단 2건에 불과했다. 호텔은 신·증축에 최대 150억 원의 시설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것과 달리 카지노는 신축이나 증축 자금을 빌릴 수 없다. 영업장 시설을 개선하거나 신기종을 도입하려고 해도 융자 한도는 최대 30억 원이다.

일본과 다른 환경이다. 일본은 업계에 부담을 높게 지우는 대신 장기 투자에 필요한 사업 기간도 보장했다. 2030년 개장을 앞둔 오사카 복합리조트의 카지노 납부금은 총 게임 매출의 30%에 이른다. 대신 1조 5000억 엔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전제로 35년 장기 사업으로 설계하고 내국인 시장도 열었다.

카지노 정책은 사행성을 엄격히 관리하되 관광산업으로서의 경쟁력도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 3000만 관광객 시대를 현실로 만들려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시설과 콘텐츠에 민간투자가 이어질 여건도 만들어야 한다. 돈을 걷을 때만 관광산업이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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