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증가와 사업방식 등을 둘러싼 논의로 장기간 표류했던 서울 마곡의 7000억 원 규모 열병합발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서울에너지공사가 한국남동발전과 투자 부담과 위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데 이어 정부 출자 승인과 핵심 발전설비 확보까지 마치면서 마곡 개발로 늘어나는 서울 서남권의 열 수요에 대응할 핵심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13일 서울에너지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한국남동발전과 14일 ‘서남 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건설사업(마곡ENS)’의 설계·구매·시공(EPC)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낸다. 입찰참가자격 심사와 현장설명회, 입찰서 평가 등을 거쳐 발전소 건설을 맡을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마곡ENS는 강서구 마곡 일대에 285㎿급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와 열전용보일러, 축열조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해 전력과 열을 동시에 생산한다. 사업이 완료되면 강서·마곡지역 주택 7만 4000여 가구와 업무·공공시설에 안정적으로 지역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사업은 2014년 마곡지구 집단에너지시설 건설 추진계획을 통해 현재와 같은 285㎿급으로 확대됐지만 공사비 증가와 재무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10년 넘게 표류했다. 건설공사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는 등 차질이 이어지자 사업 매각과 단순 컨소시엄 방식까지 검토한 끝에 서울에너지공사가 사업 주체로 남고 발전공기업과 투자 부담과 사업 위험을 나누는 특수목적법인(SPC)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업 구조 재편 후 장기간 정체됐던 사업도 다시 움직였다. 지난해 9월 SPC 방식이 확정됐고 한 달 뒤 한국남동발전이 공동 사업자로 선정됐다. 양 사는 12월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올해 8월에는 정부의 남동발전 출자 승인까지 완료돼 SPC 설립과 EPC 사업자 선정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핵심 설비도 미리 확보했다. 세계적인 전력 수요 증가로 가스터빈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자 양 사는 올해 4월 미국 GE와 예약구매계약을 체결해 생산 물량을 선점하며 사업 지연 가능성을 낮췄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비율(B/C)이 1.003으로 경제성 판단 기준을 넘어섰고, 올해 금융자문사의 재무모델 검토에서도 기준을 충족했다.
마곡ENS는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서남권의 중장기 열 수요를 뒷받침할 핵심 공급시설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마곡지구에 주거·업무·상업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지역난방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공사는 열전용보일러와 축열조를 먼저 가동해 단기 수요에 대응하고 이후 열병합발전설비를 추가해 중장기 열 수요까지 뒷받침할 계획이다.
공사는 이달 EPC 입찰공고에 이어 10월 현장설명회를 열고 기술력과 사업수행능력, 가격 등을 종합 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열병합발전소의 최종 준공 목표는 2032년이다.
황보연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은 “한국남동발전과 긴밀히 협력해 우수한 기술력과 시공 경험을 갖춘 EPC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며 “서울에너지공사가 책임 있는 주체로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강서·마곡지역의 안정적인 열공급 기반을 적기에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