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 서민 음식인 돼지국밥이 시민들의 ‘최애 맛집’을 매개로 관광 콘텐츠로 재탄생한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맛집을 선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국밥집을 추천하고 관광객이 골목과 동네를 찾아가는 참여형 미식관광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14일 시민 추천을 통해 선정한 ‘2026 부산돼지국밥대전’ 국밥집 20곳을 공개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한 ‘내 최애 국밥집 추천’에는 온·오프라인으로 1만800여명이 참여해 부산 전역 254곳의 국밥집을 추천했다. 유명 맛집뿐 아니라 노포와 골목 맛집, 동네 단골집 등이 두루 거론되면서 돼지국밥이 특정 유명 음식점을 넘어 부산 시민의 일상과 연결된 관광자원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온라인 반응도 뜨거웠다. ‘내 최애 돼지국밥집’을 묻는 관련 릴스 영상은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205만회, 공유 3만4000여회를 기록했다. 강레오·김도윤 셰프가 출연한 ‘국밥논쟁’ 영상도 17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단순한 음식 소개를 넘어 부산 돼지국밥의 맛과 역사, 지역별 특색에 대한 관심을 끌어낸 셈이다.
시민 추천 20곳은 1953형제돼지국밥 본점, 70년전통할매국밥, 두 번째 늘해랑, 목촌돼지국밥 연산시청점, 서진섭돼지국밥, 소문난돼지국밥 부평점, 수변최고돼지국밥 민락본점, 수영돼지국밥, 식복돼지국밥, 신창국밥 본점, 쌍둥이돼지국밥 본점, 영진돼지국밥 본점, 오남매돼지국밥 정관점, 우리돼지국밥, 이바구국밥, 자매국밥, 청화백돼지국밥 광안리본점, 해운대 할매집, 합천국밥집 용호점, 화남정돼지국밥 초읍본점이다. 순위는 매기지 않고 가나다순으로 공개했다.
행사는 추천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달 19일 열리는 ‘국밥회담’에는 한상진 부산시 홍보대사와 강레오 요리전문가, 시민 국밥 애호가들이 참여해 부산 돼지국밥의 역사와 문화,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국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20개 국밥집을 추천한 시민 가운데 선발된 참가자들이 직접 자신의 단골집을 소개한다.
이어 28일부터 내달 14일까지는 시민 추천 20곳을 중심으로 ‘국밥주간’을 운영한다. 시민과 관광객은 카카오맵을 통해 응원하는 국밥집에 투표하고 직접 매장을 찾아 다양한 돼지국밥을 맛볼 수 있다. 투표를 통해 20곳에서 10곳, 다시 3곳으로 대상을 좁혀 최종 국밥집은 향후 열리는 ‘국밥쇼케이스’에서 소개된다.
시가 돼지국밥을 관광상품화하는 것은 음식 자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객의 동선을 지역 골목과 상권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명 관광지에 집중된 관광 소비를 지역 음식점과 생활권으로 분산해 체류와 소비를 동시에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나윤빈 시 관광마이스국장은 “관광객들이 돼지국밥 한 그릇을 찾아 부산의 골목과 동네를 여행하며 부산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며 “음식과 이야기를 실제 방문과 체류로 연결하는 부산형 미식관광 콘텐츠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