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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확보 다음은 ‘연결’…韓, AIDC 광통신 기술 키운다

13.09.2026 1분 읽기

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용 광통신 기술 국산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대형화하면서 수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도 최근 광통신을 주력 투자 분야로 낙점하면서 국내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8일부터 ‘AI 데이터센터용 다중코어 광섬유(MCF) 기반 공간분할다중화(SDM) 광인터페이스’ 개발에 참여할 기업 및 연구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최대 2031년까지 추진되는 장기 과제로 총 36억 원의 연구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광통신은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꿔 광섬유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구리 케이블은 네트워크 확장에 따라 전력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지만, 광섬유는 먼 거리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보내면서도 신호 손실과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AIDC가 대형화되고 내부에 설치되는 GPU가 수만 개 규모로 늘어나면서 광통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무리 많은 GPU를 확보해도 칩 사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지 못하면 지연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개발하려는 기술은 한 가닥의 광섬유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솔루션이다. 기존 광섬유가 빛이 지나는 통로인 ‘코어’ 하나를 두는 것과 달리 다중코어 광섬유(MCF)는 한 가닥 안에 여러 개의 코어를 배치한다. AIDC 내 광통신의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넓히고,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광통신 케이블 역할을 하는 광섬유를 적게 연결하고도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통신 업계에서는 이번 R&D가 광통신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수많은 소부장 업체들 중 광통신 분야 원천기술을 갖춘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AI 시대 주목받는 광섬유, 한국의 현주소와 과제’ 보고서에서 “광섬유가 AI 시대 데이터 인프라의 핵심 소재로 부상하고 있지만 한국은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 역량이 부족하다”며 “다중코어 광섬유 관련 국내 기술은 초기 단계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선도 기업은 고부가가치 소재부터 광케이블까지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갖추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광섬유의 원재료인 프리폼은 전 세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20곳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광섬유 수출액은 2022년 5800만달러(약 779억 원)에서 2025년 2700만달러로 연평균 22.3% 감소했다. 국내 광섬유 산업이 중국, 인도의 저가 공세에 밀려난 이후 AIDC용 광섬유 기술 개발에 투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광통신 산업이 R&D를 넘어 생산 확대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루멘텀과 코히런트에 각각 20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AI데이터센터용 광섬유 세계 1위 기업인 코닝과도 최대 32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광통신 관련 기업에 투입하기로 한 금액만 최대 72억 달러(약 9조6724억 원)에 달한다. 레이저 칩 등 부품을 양산하는 루멘텀은 엔비디아에 대한 공급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새로운 공장을 세우는 중이다. 레이저 칩이란 AI 데이터센터에서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광섬유로 보내는 역할을 맡는다. 코닝은 미국 내 광학 연결장치 생산 능력을 10배 확대하고 광섬유 생산량도 50% 늘릴 계획이다.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총 55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예고한 정부로서는 광통신 기술의 국산화가 더욱 시급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AIDC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차세대 광통신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관련 장비와 소재를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급망 차질이 발생할 경우 AIDC 운영 일정까지 해외 업체의 여건에 좌우될 수 있다. 엔비디아가 GPU를 넘어 네트워크와 광통신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AIDC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점도 국내 기술 확보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이에 국내 통신장비 기업들도 정부 주도 AIDC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넷은 지난 5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AI 데이터센터 간 전송기술 개발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연구를 진행 중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광통신 및 광섬유 관련 기술을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에 포함해 종합적인 정부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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