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클래식 공연장이 또 다시 구스타프 말러의 향연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거인’으로 불리는 교향곡 1번부터 삶과 죽음의 문제를 파고드는 2번 ‘부활’, 천상의 삶을 노래하는 4번까지 주요 오케스트라들이 잇달아 말러를 무대에 올린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11일 부천아트센터에서 상임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의 지휘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말러가 20대 후반에 완성한 첫 교향곡으로 자연의 태동에서 시작해 장송행진곡을 거쳐 폭발적인 피날레로 치닫는다. 1부에서는 타악기 연주자 박혜지가 협연하는 페테르 외트뵈시의 ‘말하는 드럼’도 들려준다.
부천필하모닉과 말러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임헌정 당시 상임지휘자와 국내 오케스트라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에 도전하며 국내 클래식계에 ‘말러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다음달 2일엔 정명훈이 이끄는 KBS교향악단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앞서 지난 3월 말러 교향곡 5번을 지휘한 정명훈이 올해 KBS교향악단과 선보이는 두 번째 말러 교향곡이다. 소프라노 크리스티아네 카르크가 마지막 4악장에서 천국의 삶을 노래한다. 1부에서는 카르크가 말러의 ‘뤼케르트 가곡’을 부른다.
민간 악단의 말러 대장정이 마침표를 찍는 공연이 같은 달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지휘자 진솔이 이끄는 말러리안 오케스트라는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 말러를 사랑하는 전문 연주자들이 모인 프로젝트 악단인 말러리안은 2017년부터 매년 교향곡 한 곡씩을 무대에 올려왔다. 이로써 진솔은 민간 오케스트라 최초의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의 대미를 장식한다.
마지막 퍼즐인 ‘부활’에는 10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와 약 120명의 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원주시립합창단과 서울모테트합창단, 위너오페라합창단이 참여하고 소프라노 강혜정과 알토 김세린이 독창을 맡는다.
가을 말러의 대미는 서울시향이 장식한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11월 26·2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4번을 지휘한다. 소프라노 황수미가 4악장에 참여하며, 1부에서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가 구바이둘리나의 비올라 협주곡을 협연한다.
앞서 올해 3월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은 각각 교향곡 6번과 5번을 연주했고, KBS교향악단은 5월 요엘 레비 지휘로 다시 6번을 무대에 올렸다. 인천시향도 올해 ‘말러 프로젝트’를 본격화해 ‘대지의 노래’와 교향곡 8번 등을 선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