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기에 토마토소스와 치즈를 얹었을 뿐인데 개점 전부터 줄이 생겼다. 20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고 달려오고, 50대는 떡이라서 왔다.
10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온라인에서 떡을 ‘디저트’로 언급한 게시물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구글 트렌드에서 ‘피자설기’ 검색 관심도는 지난달 20일 9에서 이달 1일 98로 열흘 새 10배 이상 치솟았다. 부산 영도다리떡방에서 시작된 피자설기가 숏폼 영상을 타고 전국 전통시장 떡집으로 번지고 있다.
이 흐름이 기존 디저트 유행과 다른 건 소비층이다. SNS 알고리즘을 통해 피자설기를 알게 된 20~30대가 판매처를 찾아 줄을 서고 인증 사진을 올리면 또 다른 소비자를 불러들이는 구조는 두바이초콜릿·버터떡과 같다.
그런데 피자설기 앞에는 중장년층도 함께 서 있다. 전통시장 동네 떡집에서 팔리는 데다 개당 2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 없고 낯선 재료를 얹어도 베이스가 떡이라 거부감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고구마·불고기처럼 중장년층에게 친숙한 토핑을 올린 변형 메뉴가 나온 것도 이런 수요에 대응한 결과로 보고 있다.
유행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인천 부평종합시장의 한 떡집은 피자설기 출시 두 달 만에 하루 판매량이 200개에서 최대 6000개로 30배 급증했다. 광주 창억떡이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에는 일주일 새 1만명이 몰렸고 개점 전부터 700명이 줄을 서 최대 5시간을 기다린 소비자도 있었다.
주말 하루 최대 2000개가 팔리는 서울 중랑구 면목시장 떡집들은 새로운 손님이 늘면서 시장 전체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효과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도 움직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부산 영도다리떡방·전북 익산 농협찹쌀떡 등 지역 유명 떡집 5곳을 한데 모은 ‘떡지순례’ 팝업을 열어 2만명 이상의 구매자를 끌어들였다.
블로그에서 ‘떡지순례’를 언급한 게시글은 올해 1월 87건에서 8월 254건으로 약 3배 늘었고 이마트의 냉동떡 매출도 전년 대비 84.9%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열풍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퓨전 메뉴 개발과 함께 전통 제조 기술을 결합한 장기적 상품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