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실이 늘어난 지식산업센터를 오피스텔과 원룸 등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푼다. 공실이 많은 건물은 전체를 오피스텔로 바꿀 수 있게 하고 일부 공간에는 원룸도 들어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전월세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0.45%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도 7월 0.5% 올랐으며 월세 매물은 2022~2025년 평균보다 13% 적은 수준이다. 전월세 물량 부족과 월세 전환이 맞물리면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공급 과잉을 겪은 지식산업센터에는 빈 공간이 쌓이고 있다. 2023~2025년 준공된 전국 지식산업센터 153곳의 올 5월 기준 평균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에 달했다. 전체 조사 대상 1056곳의 공실률 16.6%, 미분양률 9.0%와 비교해도 크게 높다. 지식산업센터 경매 건수 역시 2023년 688건에서 2024년 1564건, 지난해 3876건으로 급증했다.
정부는 남아 있는 지식산업센터를 주거 공간으로 돌려 활용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우선 공실·미분양이 많은 지식산업센터는 건물 전체를 오피스텔 등 준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반공업지역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2027년까지 오피스텔로 용도를 바꿀 수 있다. 30㎡ 미만 오피스텔로 전환하면 추가 주차장 설치 의무도 같은 기간 면제된다.
건물 일부를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는 길도 넓힌다. 이미 설립 승인을 받은 지식산업센터는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지원시설 비중을 2년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산업단지 안과 수도권 지식산업센터는 전체 면적의 30%에서 50%로, 비수도권은 50%에서 70%로 늘어난다. 신규 지식산업센터에는 적용하지 않아 추가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막기로 했다.
지원시설에는 ‘프리미엄 원룸’도 허용한다. 창문과 욕실, 빌트인 가전·가구, 바닥난방 등을 갖춘 원룸으로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거주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공공이 빈 지식산업센터를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바꾸는 사업도 추진한다. 수도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공실 지식산업센터 등을 매입해 청년·신혼부부용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용도 전환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한다. 프리미엄 원룸은 실당 800만 원, 오피스텔·기숙사는 호당 7000만 원까지 연 3%대 금리로 대출한다. 준주택 전환 사업자에게는 리모델링 후 예상 감정가의 60% 이내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상품도 마련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지식산업센터의 추가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설립 승인 단계의 관리도 강화한다. 앞으로 지자체가 새 지식산업센터를 승인할 때 주변 공실·미분양 상황과 상가 분양·임대시장 영향 등을 살피도록 하고 산업부 장관이 승인 전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절차도 만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