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끝을 가볍게 눌렀을 때 붉은빛과 흰빛이 맥박에 맞춰 반복해서 나타나는 현상이 심장질환의 조기 신호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심장질환은 방치할 경우 호흡곤란과 흉통, 급성 쇼크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조 휘팅턴 박사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톱을 이용한 자가 진단법을 소개했다.
손톱 끝을 가볍게 압박했을 때 맥박이 뛸 때마다 손톱 밑이 붉어졌다 창백해지는 변화가 반복된다면 심혈관계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상이 주로 대동맥판막에 문제가 생겼을 때 관찰되며, 조명을 비추면 색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증상은 의학적으로 ‘퀸케 징후(Quincke’s sign)‘로 불린다.
퀸케 징후는 대동맥판막 역류증이 심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 신체 소견이다. 대동맥판막 역류증은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의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대동맥으로 나간 혈액 일부가 좌심실로 되돌아오는 질환이다.
미국가정의학회(AAFP)에 따르면 역류량이 늘수록 심장의 부담이 커지면서 좌심실이 점차 비대해지고 박출량도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수축기 혈압은 오르고 이완기 혈압은 떨어지는데, 두 수치의 차이(맥압)가 커질수록 손끝 모세혈관까지 영향을 받아 퀸케 징후가 관찰된다.
미국 프래밍햄 심장연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4.9%에서 퀸케 징후가 확인됐고, 이 중 0.5%가 중등도 이상의 대동맥판막 역류증을 앓고 있었다.
실제 진단 사례도 있다. 캔자스 의학저널(Kansas Journal of Medicine)에는 대동맥판막 심내막염으로 인한 대동맥판막 역류증을 앓던 40대 여성 환자가 심장 잡음과 함께 손톱 끝에서 퀸케 징후를 보인 사례가 실렸다. 이 환자는 정맥 항생제 치료와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은 뒤 회복했다.
대동맥판막 역류증은 40~60세 사이에서 주로 발병하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두 배가량 많다. 만성 환자는 수년간 무증상 상태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대동맥박리나 외상, 감염성 심내막염 등으로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면 좌심실이 미처 적응하지 못해 호흡곤란과 폐부종, 저혈압, 쇼크로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좌심실 기능이 유지된 경우 혈관 확장제나 이뇨제로 진행을 늦추고, 중등도 이상이거나 좌심실 기능이 떨어졌다면 판막 치환술을 고려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염분 섭취를 줄이고 금연·절주하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의료진과 상담을 거쳐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혈관에 부담을 주는 기저질환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호흡곤란, 피로, 심계항진, 흉통,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면 순환기내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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