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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발의 총성, 네 개의 탄환…현대사 관통한 묵직한 추적극

09.09.2026

탕탕탕탕탕…탕.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 안에 울려 퍼진 여섯 발의 총성. 제29회 광복절 경축식이 열린 국립극장.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생중계 현장에서 영부인이 저격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다. 영화는 실제 역사로 남은 이 사건에서 출발해 공식 기록이 설명하지 못한 의문과 역사의 공백을 파고든다.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해 영화는 마치 1970년대를 옮겨놓은 듯한 역사박물관 속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한옥을 개조한 집과 낡은 골목, 당시 자동차와 상점, 인물들의 의상과 헤어스타일, 가구와 사무실 집기까지 반세기 전 이 땅의 풍경을 재현해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젊은 세대에게는 옛것의 발견을, 중장년 이상에게는 추억을 소환한 셈이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영부인 저격 사건의 중심에는 현장을 지킨 형사 철구(유해진), 사건의 이면을 추적하는 동성일보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혼란의 현장을 목격한 신입 기자 한영일(이민호)이 있다. 여섯 발의 총성이 울렸지만 발견된 탄환은 네 개. 영화는 이 간극에서 출발해 사라진 탄환과 사건의 정황을 하나씩 좇는다. 의문이 풀릴 때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등장하면서 러닝타임 131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허진호 감독은 거칠게 몰아치는 역사적 사건에 특유의 섬세한 연출을 덧입혔다. 자극적으로 긴장을 끌어올리기보다 인물과 상황을 차분하게 쌓아 올리면서 세련된 스릴러를 완성해낸다. 영화의 시선은 ‘배후가 누구인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검열과 압박 속에서도 진실을 기록하려는 재환, 자신이 본 것을 확인하려는 철구와 영일을 통해 우리가 왜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또 긴박한 호흡 한가운데서 터져 나온 철구 가족의 소소한 웃음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전개에 숨을 불어넣는 영화적 매력을 보여준다. 오정세·박해준·심은경·정우성·신현빈·임원희·유연석·박성훈·류경수·배성우·오달수 등 연기파 배우들의 특별출연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만큼 영화가 확보한 세대 확장성도 주목된다. 중장년층에게는 1970년대 풍경과 사건이 추억을 소환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역사를 미스터리 스릴러로 접하는 기회라는 점에서 세대 간 대화의 장이 될 만하다. 23일 개봉, 12세 이상, 1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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