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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생산원가 35%가 전기료…원전도 PPA 포함시켜야”

09.09.2026 1분 읽기

철강 기업들이 탈(脫)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도 전력구매계약(PPA)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재계의 주장이 나왔다. 수소환원제철 등 미래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해 현행 전기요금으로는 감당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K-GX(무탄소 전환) 시대 에너지 산업국가전략 토론회’에서 공개된 발표 자료에 따르면 연산 350만 톤 규모 고로 한 기를 포스코 하이렉스(HyREX·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제철 기술) 방식으로 대체하려면 연간 수소 21만 톤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소를 수전해로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만 연간 10.5TWh(테라와트시)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대전시의 연간 전력 사용량(10.3TWh)과 맞먹는 규모다.

포스코는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렉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수출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포스코는 현재 연산 30만 톤 규모의 실증설비 구축을 추진 중이다.

관건은 전기료다. 이날 발표에 나선 강민구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수소환원제철로 생산한 철강 원가에서 전기료가 많게는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 조달 가격이 수소환원제철의 사업성을 좌우하는 셈이다.

포스코는 값싸고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철강·석유화학처럼 24시간 연속 조업이 필요한 산업은 전력 공급이 끊기지 않아야 탈탄소 투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손병수 포스코홀딩스 전략에너지사업실장은 “국내 철강 산업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철강이 탈탄소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자동차·조선·건설 등 국가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재생에너지만으로 필요한 전력을 조달하기에는 가격과 간헐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보고 원전 PPA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PPA는 기업과 발전사업자가 고정 가격으로 장기간 전력을 사고파는 계약 방식이다. 다만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값싼 전력을 별도로 공급해달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 원전 전력을 특정 기업에 떼어주면 국민과 다른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현재 가동이 중단된 월성 1호기의 개보수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고 그 대가로 생산 전력을 장기 구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손 실장은 “월성 1호기는 이미 투자된 부분이 있고 기술적으로 초기 검토한 결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이 개보수 비용을 부담하고 반대급부로 원전 전력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원전도 기업이 건설비와 사업 위험을 부담하면 생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발전설비의 전력을 떼어주는 대신 전력수급계획 밖에서 추가로 확보한 전력의 비용을 수요 기업이 부담하는 구조다.

현행법상 기업이 PPA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전력은 사실상 재생에너지에 한정돼 있다. 분산에너지특화지역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력도 거래 대상에 포함될 수 있지만 발전 용량 500㎿를 넘는 대형 원전은 대상이 아니다.

정부 측은 산업계가 저렴하고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을 요구하는 배경엔 공감하면서도 원전 PPA 도입에는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소경제기획과장은 “어느 업종까지 허용할지, 특정 기업에 혜택이 집중되지 않도록 비용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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