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부터 1조 9000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인다. 홍 전 명예관장은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했던 대출금 변제를 위해 지분 매각을 하면서 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해 대주주간 매매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다음달 12일 장외매수를 통해 홍 명예관장이 보유한 보통주 718만 8793주(지분 0.11%)를 매입할 계획이다. 취득 단가는 8일 종가 기준 주당 26만 9500원으로 총 거래액은 1조 9374억 원에 달한다. 거래 금액은 예정치로 계획 금액의 70~130% 범위에서 변경될 수 있다.
거래가 완료되면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산해 1.47%에서 1.58%로 높아진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기준으로는 6월 말 1.67%에서 1.78% 안팎으로 오른다. 반면 홍 전 명예관장의 보통주 지분율은 1.25%에서 1.13%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올해 초 홍 전 명예관장의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증여받은 바 있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 유산에 부과된 상속세 12조 원을 5년에 걸쳐 분납해 올 4월 완납했다. 세 모녀가 지분 매각과 주식담보대출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 온 것과 달리, 이 회장은 주식을 팔지 않고 계열사 배당과 신용대출을 활용해 왔다. 재계에서는 장내 블록딜 대신 대주주 간 거래를 택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