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직원 10명 중 9명은 본점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해 근무지를 옮기더라도 가족과 함께 이사하겠다는 직원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가 최근 실시한 ‘본점 지방 이전에 관한 직원 인식 조사’ 결과에서 응답자 89.0%가 지방 이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본점 근무자의 95.5%, 영업점 근무자의 83.5%가 이전에 반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기업은행 임직원 286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반대 이유로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문제’가 59.4%로 가장 많이 꼽혔다. △직원의 이직 및 우수 인력 이탈(52.5%) △기업은행 위상 및 경쟁력 약화(52.3%) △주거 이전에 따른 경제적 부담(51.9%)이 뒤를 이었다. 복수 응답 방식으로 집계한 결과다.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86.2%에 달했다. 본점이 실제 지방으로 이전될 경우 인력 운용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 경제 활성화 같은 이전 효과도 불투명하다. 91.1% 응답자가 근무지를 옮기더라도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이동하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자녀 교육 문제(38.1%), 배우자의 직장 및 맞벌이 문제(34.4%)를 꼽았다. 가족·부모 부양 문제와 출퇴근·생활권 문제도 각각 25.4%, 25.0%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기업은행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라는 내부의 위기의식도 드러났다. 지방 이전에 따른 위험성을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우수 인재 확보의 어려움’이 평균 4.58점으로 가장 높았다. ‘우수 직원 이탈’은 4.55점, ‘기업은행의 위상 추락’은 4.48점을 받았다.
정부의 본점 이전 시도에 대한 절차적 타당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직원들은 본점 이전 추진 과정의 가장 큰 문제로 ‘당사자와 논의 없는 일방적 추진’(36.4%)을 꼽았다. 이어 △금융산업의 특성 무시(20.0%) △지역 발전 효과에 대한 근거 제시 미비(19.7%) △대선 당시 금융 노동자와의 합의 파기’(12.3%) 순이었다.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본점 지방 이전 계획이 노동자와 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추진되고 있다”며 “기업은행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는 강제 이전 계획을 중단하고 객관적인 정책 효과 검증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