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며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돌입한 무신사가 패션을 넘어 뷰티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패션 플랫폼에서 쌓아온 고객층을 뷰티 소비자로 전환하는 한편 온라인에 집중됐던 사업 무대를 오프라인으로 옮기며 외형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CJ올리브영이 주도해온 뷰티 유통 시장에 다이소와 약국 등 새로운 사업자들이 잇따라 뛰어드는 가운데 무신사까지 오프라인 공략에 나서면서 채널 간 경쟁도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9일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무신사 뷰티’에서 처음 상품을 구매한 고객 중 83.1%는 패션을 비롯해 무신사의 다른 카테고리에서 상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뷰티에 새로 유입된 고객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이미 무신사를 이용해본 소비자인 셈이다. 패션을 통해 구축한 고객 기반이 뷰티로 이어지는 ‘교차 구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가 기존 패션 카테고리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이 뷰티 카테고리로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며 “무신사가 보유한 1640만 명의 패션 고객을 뷰티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무신사 뷰티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이러한 고객 기반을 등에 업고 오프라인 뷰티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11일 문을 여는 첫 뷰티 단독 매장 ‘무신사 뷰티 홍대’가 대표적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을 모두 뷰티 관련 상품으로 구성한다. 특히 온누리약국과 손잡고 약국의 전문성을 접목한 ‘파머시 뷰티’(Pharmacy Beauty)까지 선보인다. 약국과 약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기능성 화장품과 이너뷰티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에도 무신사 뷰티 공간이 마련됐지만, 전체 5개 층 가운데 2층 일부에 그쳤다. 이번 홍대점을 시작으로 독립적인 뷰티 매장을 본격적으로 늘리는 셈이다. 무신사는 올 11월 성수와 제주에 각각 ‘무신사 뷰티 성수’와 ‘무신사 킥스&뷰티 제주’(가칭)를 추가로 선보이며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무신사의 뷰티 사업은 2021년 온라인 플랫폼에 뷰티 전문관을 열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오드타입’과 ‘위찌’,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등 자체 브랜드(PB)를 잇달아 내놓으며 상품 경쟁력도 키웠다. 2021년 출시된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는 올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2.5배 늘었고, 호주에 이어 중국 진출도 추진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23년 선보인 오드타입은 일본과 북미, 중동, 동남아시아, 호주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으며 이달 초에는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 85개 전 점포에 입점했다. 지난해 출시한 위찌 역시 일본 돈키호테 300여 개 매장을 비롯해 호주 등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브랜드뿐 아니라 고객과 만나는 방식도 다양화했다. 온라인 행사로 출발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2024년부터 오프라인으로 옮겨 소비자 접점을 넓혔고, 2023년부터는 ‘메종 마르지엘라’와 ‘맥’, ‘나스’, ‘미우미우 뷰티’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잇달아 유치하며 뷰티 플랫폼으로서의 상품 구색도 강화했다. 맥은 지난달 바스키야 에디션 브러쉬 케이스와 립 상품을 무신사에서 온라인 단독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21년 약 800개였던 입점 뷰티 브랜드 수는 지난달 기준 약 2500개로 3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뷰티 거래액은 2021년보다 1340% 증가했다.
업계의 관심은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뷰티 유통 시장에서 무신사가 어느 정도 입지를 확보할지에 쏠린다. 최근 뷰티 시장은 기존 전문 채널뿐 아니라 생활용품점과 편의점, 약국까지 소비자 접점을 넓히며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다이소는 5000원 이하 전용 소용량 화장품을 대거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서울 건대에 뷰티 상품을 특화한 매장을 열었다. 편의점 CU는 전국 600여 개 점포를 뷰티 특화점으로 운영하며 일반 점포보다 2.5배 많은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약국 경영 플랫폼 바로팜도 약국 안에 K뷰티 전문 공간인 ‘파마시뷰티존’을 구축하며 화장품 유통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패션에서 확보한 탄탄한 고객 기반을 뷰티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무신사가 다른 채널과 차별화되는 강점”이라며 “올리브영이 구축한 오프라인 점포망 등을 고려하면 무신사가 온라인에서 확인한 고객 확장 가능성을 오프라인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뷰티 사업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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