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과일과 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4인 기준 제수용품 구입 비용이 31만원대로 내려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최근 5년간 추석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이후 전년보다 차례상 비용이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추석을 약 2주 앞둔 지난 3~4일 서울 25개 구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일반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90개 매장에서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추석 제수용품 4인 기준 평균 구입 비용은 31만3089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추석 1차 조사 당시 32만370원보다 7281원(2.3%) 감소한 수준이다.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23개 품목 가운데 14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과일류가 7.3% 내려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수산물류도 6.8% 하락했고 기타식품류(-3.5%), 가공식품류(-2.5%), 채소·임산물류(-2.3%)도 가격이 떨어졌다. 축산물류는 0.8% 상승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햇배 가격이 지난해보다 12.9%, 햇사과가 8.7% 하락하면서 과일류 가격 안정세가 두드러졌다. 수산물 가운데서는 참조기 가격이 24.5% 큰 폭으로 떨어졌다. 돼지고기 다짐육 가격도 13.7% 하락했다. 조사 기간 시행된 정부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등이 일부 품목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사과·배는 싸졌는데…고사리 12%·쇠고기 4.1% 올라
다만 차례상에 자주 오르는 일부 품목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품목은 삶은 고사리로 지난해보다 12.0% 비싸졌다. 황태포 가격도 7.3% 올랐고 깐 도라지는 5.5% 상승했다. 쇠고기 산적용은 4.1%, 달걀은 3.9%, 쇠고기 탕국용은 3.0% 각각 올랐다.
수산물도 품목별로 가격 차이가 컸다. 전체 수산물류 가격은 6.8% 하락했지만 황태포는 7.3%, 명태살은 3.0% 올랐다. 반면 참조기 가격이 24.5% 떨어지면서 수산물 전체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결국 올해 차례상 물가는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보기 부담은 품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차례상에서 빠지기 어려운 쇠고기와 나물류 가격이 상승한 만큼 단순히 전체 평균 비용만으로 명절 물가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쇠고기는 전통시장, 사과·배는 대형마트가 더 저렴
유통업태별로 가격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축산물과 채소·임산물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각각 30.7%, 26.0% 저렴했다.
대표적으로 국산 쇠고기 산적용 600g은 대형마트에서 평균 5만4948원이었지만 전통시장에서는 3만3751원에 판매됐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2만1197원, 38.6% 저렴한 셈이다. 탕국용 쇠고기도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36.0% 저렴했다.
국산 삶은 고사리 400g 역시 대형마트 평균 가격이 1만4688원으로 전통시장 평균 1만1100원보다 약 32.3% 높았다. 깐 도라지도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약 22.2% 저렴했다.
반면 과일과 달걀은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았다. 달걀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28.7% 저렴했고 햇사과는 23.5%, 햇배는 19.2%, 곶감은 16.0% 낮았다.
이번 조사는 추석을 약 2주 앞둔 시점에 이뤄진 1차 조사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제수용품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실제 추석 장보기 비용은 앞으로의 가격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추석 1주 전 제수용품 가격을 추가로 모니터링하고 주요 품목의 가격 변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소비자들에게 유통업체별 할인 혜택과 전통시장 상품권 환급 등을 비교해 구매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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