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빚 탕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올해 부채비율이 3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기조에 부실채권 인수·소각이 늘면서 기존 목표치보다 110%포인트 넘게 높아지는 것이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캠코는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통해 올해 말 부채비율이 351.6%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년 대비 117.3%포인트 급증한 수치이자 지난해 설정한 목표치보다 116%포인트 높다.
캠코는 부채비율이 급등한 주된 원인으로 새출발기금 수요 증가에 따른 공사채 발행 확대를 꼽았다.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의 채무 조정을 지원하는 새출발기금의 지원 대상과 감면 혜택이 확대되면서 시장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2024년 연간 5만 7000명이던 신청자는 지난해 7만 1000명까지 증가했고 올해 연초부터 7월 말까지 3만 7000명이 신청하는 등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새출발기금은 공사채를 발행해 채권 인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월 신청자가 1만 명에 육박한 시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캠코의 가파른 부채 증가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181.7%였던 캠코 부채비율은 2024년 처음으로 200%를 넘었고 2년 만인 올해 300%를 훌쩍 뛰어넘을 예정이다. 총 부채 규모도 2020년 3조 9000억 원에서 2023년 7조 7000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 말 15조 63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마다 부채가 2배씩 증가한 셈이다.
정부의 부실채권 정리 사업이 확대되면서 향후 부채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정부는 새도약기금 시행 10개월 만인 지난달 28일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발생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채권도 적극 채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캠코는 내년에 5000억 원을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해당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캠코가 재무비율에 발목 잡혀 본연의 역할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서둘러 재무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 캠코에 소상공인 장기 연체채권 매입(5000억 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지원(5000억 원) 등의 명목으로 총 1조 2000억 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하지만 2030년까지 캠코의 투자 계획이 16조 4000억 원에 달해 부채 증가세를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서 의원은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캠코는 충격을 흡수할 재무 여력을 확보해둬야 한다”며 “정부는 캠코의 재정 건전성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