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대형 미디어 전광판 ‘케이팝스퀘어미디어(K-POP SQUARE MEDIA)’가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존 제라드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3일부터 선보인 작품은 제라드의 대표작 ‘웨스턴 플래그’(2017)다. 미국 텍사스의 광활한 하늘과 황량한 유전 풍경을 배경으로 검은 연기가 깃발처럼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담았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구겐하임미술관, 영국 테이트,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작품은 케이팝스퀘어미디어의 곡면형·비대칭 스크린에 맞춰 서울 전용 버전으로 리마스터링됐다. ‘웨스턴 플래그(2017) 포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약 1분씩 상시 상영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CJ CGV와 미디어아트 기획사 키노톤이 협업해 성사됐다. 기업 광고와 브랜드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도심 대형 미디어에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J CGV는 케이팝스퀘어미디어를 활용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매체를 지원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찾지 않아도 출퇴근길이나 도심을 오가는 과정에서 동시대 미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대형 디지털 미디어의 활용 영역을 문화·예술로 확장한 것이다.
키노톤은 이번 프로젝트의 작품 선정과 큐레이션부터 상영 기획, 기술적 구현까지 전반을 맡았다. 존 제라드 및 MDAC 프로덕션과 협업해 케이팝스퀘어미디어의 독특한 화면 구조에 맞는 서울 전용 작품을 구현했다.
‘웨스턴 플래그’는 미국 석유산업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텍사스 스핀들톱 유전을 모티브로 한다. 검은 연기로 만들어진 깃발은 화석연료 산업과 탄소 배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상징한다. 실제 촬영 영상처럼 보이지만 풍경과 연기 모두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실시간 시뮬레이션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광고 영상이 빠르게 교차하던 전광판에 광활한 풍경과 느리게 움직이는 검은 연기가 등장하면서 분주한 도심 한복판에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열리는 시기와 맞물려 국내외 미술 관계자와 관람객에게 동시대 미술을 일상에서 만나는 새로운 접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명형 CJ CGV 본부장은 “케이팝스퀘어미디어는 다양한 콘텐츠가 대중과 만나는 도심 속 미디어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와 문화적 경험이 대중과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키노톤은 이번 ‘웨스턴 플래그’를 시작으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대형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소개하는 미디어아트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술관과 갤러리뿐 아니라 기업이 보유한 대형 미디어와 도심 공간까지 예술의 무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박태춘 키노톤 상무는 “‘웨스턴 플래그’를 서울의 도심 환경에서 선보이는 것은 예술 작품이 대중과 만나는 방식을 넓히는 시도”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여러 작가와 협업해 공간과 미디어의 특성에 맞는 작품을 지속해서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