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정치를 좀 거국적으로 하십시오.”
대통령에게 총을 겨누며 던진 이 한 마디가 권력의 판을 흔든다. 총을 든 이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중앙정보부 백기태(현빈)는 그에게 중정이 아닌 육군본부를 권한다. 백기태가 천석중(정성일)을 차기 대통령으로 점찍으며 “각하는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고 말하자 상대는 안도한다. “기태야, 형은 이제 니만 믿고 간다. 그리고 내 다음은 니다.” 상대를 믿는 순간 경계심은 사라지고, 방심은 위기를 부른다.
디즈니+ 오리지널 ‘메이드 인 코리아 2’는 이렇듯 아이러니한 인간 심리를 파고든다. 시즌1에서 9년 뒤인 1979년, 10·26 사건 직후부터 12·12 군사반란 이전까지를 배경으로 실제 역사에 가상의 인물과 욕망을 덧입힌 팩션이다. 대통령이 공석이 된 순간 중앙정보부와 군부의 권력 다툼이 시작되고, 시즌1에서 백기태에게 패했던 장건영(정우성)이 합동수사본부 특임고문으로 돌아와 팽팽한 긴장 구도를 형성한다.
1~2화는 ‘남산의 부장들’과 ‘서울의 봄’ 사이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이미 알고 있는 사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라는 상상을 끼워 넣으면서 누가 어느 편에 설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과 ‘서울의 봄’이 사건에 깊이 관계된 사람들의 시점이라면 ‘메이드 인 코리아’는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은 가상 인물의 시점”이라고 소개했다. 감독은 시즌1을 “애들 싸움”에, 시즌2를 “어른들의 싸움”에 비유했다. 중 심에 선 백기태는 시즌2에서 중정의 실세로 올라서며 더 이상 욕망을 숨기지 않고 폭주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욕망에 사로잡혀 폭주하는 인물이 백기태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권력을 차지하려는 자, 지키려는 자,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자 모두 저마다의 욕망에 사로잡혀 움직인다. 누구나 욕망을 품고 있지만, 그것을 어디까지 밀어붙이느냐가 운명을 가르기 마련이다. 욕망을 신념으로 포장하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극중 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을 고스란히 투영하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