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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 원 곳간지기 쟁탈전’…인천 1금고 양자 대결 압축

03.09.2026 1분 읽기

향후 4년간 17조 원에 달하는 인천시 살림을 도맡을 차기 시금고 유치전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정면 승부로 압축됐다. 20년간 안방을 지켜온 신한은행의 수성 의지와 본사 이전을 앞세워 판 흔들기에 나선 하나은행의 공세가 맞붙으면서 치열한 물밑 수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천시는 차기 시금고 지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2일 오후 6시 기준), 제1금고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2곳이 응찰했다고 3일 밝혔다. 기타특별회계 약 3조 원을 관리하는 제2금고에는 현 금고지기인 NH농협은행이 단독으로 제안서를 냈다. 단독 응찰에 따라 유찰 처리된 제2금고는 지자체 금고 지정 기준에 따라 조만간 재공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4조 원 규모의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기금을 총괄하는 제1금고는 두 대형 시중은행의 자존심이 걸린 최대 격전지다. 2007년 이후 20년 가까이 1금고를 수성해 온 신한은행은 오랜 운용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청라국제도시 하나드림타운 조성을 추진 중인 하나은행은 지역사회 기여와 연고성을 강조하며 독점 체제 균열을 벼르고 있다.

이번 유치전은 양측 모두 뚜렷한 강점과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장기 집권에 따른 ‘독점 피로감’과 변화 요구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았고, 하나은행은 대규모 본사 이전 프로젝트와 맞물려 불거질 수 있는 ‘지자체 밀착 및 특혜 시비’를 경계해야 하는 처지다. 두 은행은 제안 조건 노출을 막기 위해 마감 직전에야 서류를 제출하는 등 극도의 신경전을 벌였다.

평가는 100점 만점으로 진행된다. 세부 배점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시민 이용 편의성(24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4점), 대출·예금금리(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7점), 기타(2점) 등이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도와 전산망, 지점 수 등 기본 인프라 부문(73점)에서 두 은행의 격차가 미미한 만큼, 결국 금리(18점)와 협력사업비(7점)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천시 금고의 예치금 금리가 4.57%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 재정에 유리한 고금리와 파격적인 사회공헌 출연금을 어느 쪽이 더 과감하게 제시했는지가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인천시는 다음 주부터 시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가동해 제안서 심의와 객관적 평가에 착수한다. 이달 중 최종 금고를 선정하고 10월 중 공식 약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차기 시금고로 확정된 금융기관은 오는 2027년부터 4년간 인천시의 자금 관리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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