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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으로 놀러오세요”…유통가 ‘체험 커머스’ 강화

03.09.2026 1분 읽기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1층. ‘포켓몬 무릉도원’ 팝업스토어 앞에는 입장 대기를 등록하려는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몰려드는 인파에 다른 사람이 대신 대기를 신청하는 사례까지 생기면서 현장에는 대리 등록을 금지한다는 안내가 붙었다. 한참을 기다려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자 키오스크 화면에 ‘대기 1172팀, 예상 대기시간 255분’이라는 문구가 떴다.

내부로 들어서니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인형과 다이어리, 카드 등이 전시돼 있었고, 사람들은 그 앞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 팝업은 전시와 체험, 상품 판매를 결합한 공간이다. 전시 동선 끝에는 상품 판매 공간이 마련됐다. 전시를 관람하고 콘텐츠를 체험한 뒤 자연스럽게 상품을 구매하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강력한 포켓몬 IP도 흥행 요인이지만 방문객을 수 시간 넘는 기다림까지 감수하게 만든 힘은 온라인 쇼핑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현장 경험에 있다. 인터넷에서도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직접 캐릭터를 보고 사진을 찍으며 팬덤의 일부가 되는 경험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유통 업체의 경쟁 기준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진열하는가’에서 ‘고객에게 어떤 체험 요소를 선사하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집객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체류시간이 길어질수록 식음료(F&B)와 연계 상품 구매 가능성도 커지는 만큼, 유통업체들은 판매면적을 줄이더라도 휴식·문화·체험 공간을 확대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월계점을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으로 재단장하면서 기존 매출 1위 핵심 공간에 매대를 세우는 대신 고객 휴게공간을 조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장의 판매 면적을 줄이더라도 고객의 체류시간과 재방문을 늘려 점포 전체의 집객력과 연계 매출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에 있어 경험이 중요해진 이유는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산업통상부의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과 편의성 등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만 놓고 보면,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보다 우위를 갖기 어려워진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 공간이 소비자가 점포를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앞으로 경험이 소비를 결정짓는 시대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이 쇼핑 과정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AI 시대의 쇼핑: 새로운 시대에 맞춰 매장을 재정의하다’ 보고서에서 “AI가 일상적인 구매와 상품 탐색을 대신하면서 매장 방문 횟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한 번의 방문이 갖는 가치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며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하기 위해 매장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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