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상장과 주식 평가액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이 3년 만에 다시 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처음 시행된 해외신탁 신고액까지 합치면 국내 거주자와 법인이 신고한 해외자산은 111조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이 10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3%(12조6000억원) 늘었다고 2일 밝혔다. 신고자 수는 7484명으로 9.1%(626명) 증가했다.
신고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3년 186조400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이후 신고액은 2024년 64조9000억원, 지난해 94조5000억원으로 2년 연속 100조원을 밑돌았다.
올해 신고액 증가를 이끈 것은 주식이었다. 해외주식 신고액은 61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조2000억원(27.4%) 늘며 전체의 57.2%를 차지했다. 특히 법인의 해외주식 신고액이 41조3000억원에서 53조1000억원으로 11조8000억원 늘어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인도와 미국, 대만 등에 진출한 해외자회사의 주권상장 및 주식 평가액 상승으로 해외주식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가상자산계좌 제외)로 보면 미국이 29조7000억원(3372명)으로 인원과 금액 모두 가장 많았다. 인도가 금액 기준으로 2위로 부상했다. 계좌보유자는 전체의 1.5%인 113명이었지만, 신고금액은 전년보다 7조2000억원 증가한 28조9000억원(전체의 27%)이었다.
가상자산은 가격 하락 영향으로 신고액이 10조5000억원으로 6000억원 줄었다. 신고인원은 2362명으로 42명 늘었다.
개인신고자의 연령대별 보유현황을 보면 신고인원 비율은 50대(29.8%), 40대(26.7%), 60대 이상(24.4%) 순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60대 이상(32.6%), 50대(23.3%), 40대(22.0%) 순이었다. 1인당 평균 신고금액은 60대 이상(54억8000만원), 30대(48억9000만원), 20대 이하(38억3000만원) 등이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은 거주자나 내국법인이 보유 중인 해외금융계좌 잔액 합계가 전년 매월 말일 가운데 하루라도 5억원을 초과할 경우다. 예·적금과 주식뿐 아니라 채권, 보험, 파생상품, 가상자산 등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자산이 포함된다.
올해 처음 시행된 해외신탁은 1286명이 3조8000억원을 신고했다. 신고인원의 97.6%는 개인이었지만, 신고금액의 81%는 법인으로 분석된다.
해외신탁 신고란 국내 거주자나 법인이 해외에 신탁을 만들어 재산을 맡겨두거나 이전할 경우 신탁 내역과 재산내역을 국세청에 신고하는 제도다. 해외신탁 자산의 과세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국세청은 미신고나 과소신고 혐의자은 국가 간 정보교환 등을 활용해 철저히 검증하고, 문제 액수의 10%를 과태료로 부과하며 관련 세금을 추징할 예정이다. 다만 법정신고 기한이 지났더라도 성실하게 수정신고하면 최대 90%까지 과태료 감경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