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후임 사장 인선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전 전남지사의 내정설이 우세한 가운데 오영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김 전 지사와 오 전 의원, 이종환 전 한전 사업총괄 부사장 등 3명을 차기 사장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 재가를 거친 뒤 한전 이사회 의결까지 통과하면 한전 사장이 된다. 새 사장은 19일 임기가 끝나는 김 사장의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 한전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달 6일부터 14일 사이 신임 한전 사장 공모를 받았다. 당초 이호현 기후부 2차관과 강기정 전 광주시장 등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원서를 접수하지 않았다. 함께 하마평에 올랐던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역시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김 전 지사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지사는 한전 본사가 위치한 전라남도 일대에서 지역구 의원과 도지사를 각각 두 차례씩 지내 지역 정가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 올해 6월 도지사 임기를 마무리하기 직전까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도지사 임기 내내 전남 지역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주력하는 등 에너지 정책에도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 전 의원이 낙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인 오 전 의원은 17대·19대 국회 당시 진보 진영에서 의정 활동을 했다. 2018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지낸 뒤 2021년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비서실장도 맡았다.
최근 들어 에너지 공기업 수장에 정치권 인사들이 임명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김 전 지사와 오 전 의원이 막판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김 사장에 이어 두 번 연속 정치인 출신이 한전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후보인 이 전 부사장은 35년 한전에서 근무한 뒤 2023년 정년 퇴임한 한전맨이다. 재직 시절 배전운영처 배전운영실장, 부산울산본부 울산지사장, 평창동계올림픽전력본부장, 신사업추진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한전 주요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누가 되든 차기 한전 사장에게 맡겨진 소임은 만만치 않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발 전력 수요 급증까지 겹치면서 발전 및 송변전 설비 확충이 시급해졌다. 동시에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220GW(기가와트)까지 확대하면서 석탄발전소는 모두 폐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도 부응해야 한다. 그런데 한전의 부채는 210조 원을 넘는 등 재무 여건은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