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비수도권 청년을 대상으로 하루 1000원에 거주할 수 있는 이른바 ‘천원 주택’ 2만호를 공급한다. 지방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초저가 공공임대주택 사업이다.
2일 관계부처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내년 예산에 비수도권 청년 주거 지원을 위한 ‘천원 주택’ 사업비로 1조 4000억 원을 편성해 우선 1만 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후 이듬해 1만 호를 추가해 총 2만 호까지 공급한다.
천원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수도권 전역에서 청년들이 실제 거주할 만한 주택을 매입한 뒤 이를 청년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하루 임대료가 1000원인 만큼 한 달 기준 약 3만 원이면 주거비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사업이 아닌 정부가 새롭게 디자인해 들어가는 모델”이라며 “LH가 청년이 살 만한 비수도권 주택을 매입해 제공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LH와 협의해 최대 공급 가능 규모를 2만호로 결정했다.
천원 주택과 같은 초저가 공공임대는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돼 호응을 얻고 있다. 인천 등에서 ‘천원 주택’, 전남 화순·강원 태백 등에서는 ‘만원 주택’이나 ‘만원 아파트’ 등의 이름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앞세운 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 사업이 운영돼왔다.
경북 포항의 경우 올해 천원 주택 100가구 모집에 1055명이 신청해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포항형 천원 주택은 LH 매입임대주택을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하루 1000원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최초 2년에서 최장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자체 사업의 장점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비수도권 청년에게 주거비 부담을 크게 낮춘 주택을 제공해 지역에서 취업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수도권에서도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린다. 정부는 내년부터 3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역세권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입지와 비교적 넓은 평수를 갖춘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2만 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에는 5000호가 우선 공급된다.
이에 따라 내년 청년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올해보다 3만 5000호 늘어난 10만 6000호로 확대된다. 이를 위한 청년 공공임대 관련 예산은 올해 9조 4000억 원에서 내년 18조 1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 전체 공적주택 공급도 올해 19만 4000호에서 내년 21만 8000호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매입형 임대주택은 내년에 총 7만 5000호가 공급될 전망이다.
아울러 청년 주거 전반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먼저 ‘월세’에 사는 청년의 경우엔 내년부터 월 소득 273만 원까지 월세 지원을 받게 된다. 월세 부담 경감을 위해 ‘반전세’에 살고 싶은 청년을 위해서는 반전세 대출상품(청년 전월세결합보증)을 신설해 전세와 월세 전체에 대한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세’에 사는 청년에 대해서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정책을 확대한다. 연소득 기준을 기존 5000만 원에서 기준중위소득 200%(약 6600만 원)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다. 보증 대상 주택의 보증금 기준도 수도권은 7억원, 비수도권은 5억원 이하로 확대한다.
‘내집마련’을 원하는 청년을 위해서는 4억 원 이하 비아파트 구매시 최대 2.1%까지 금리를 인하해주고, 생애최초 혜택을 유지해주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신설한다.
정부가 이처럼 청년 주거정책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높은 주거비가 청년의 자산 형성과 결혼·출산 등 생애 계획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천원 주택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진다면 좋은 정책이 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발표한 계획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실행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청년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택 바우처 등을 통해 관리비 등을 지원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