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이 19조 원에 육박하면서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경기 부진 속에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은 올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이 18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16조 6000억 원)보다 2조 3000억 원(13.9%)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2018년 6월 말(19조 4000억 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도 0.63%로 지난해 말(0.57%)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 증가는 기업대출이 주도했다. 6월 말 기업 여신 부실채권은 15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 원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 여신 부실채권은 3조 1000억 원에서 3조 4000억 원으로 3000억 원 증가했다. 신용카드 부실채권은 3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새롭게 발생한 부실도 빠르게 늘고 있다. 2분기 중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7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 4000억 원)보다 8000억 원 증가했다. 올 1분기(5조 5000억 원)와 비교하면 1조 7000억 원 불어났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에서 부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에 새로 발생한 기업 여신 부실채권 5조 7000억 원 가운데 중소기업 부실채권이 4조 5000억 원으로 약 79%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신규 부실채권은 1분기(3조 3000억 원)보다 1조 2000억 원 증가했다. 대기업 신규 부실채권도 같은 기간 80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4000억 원 늘었다.
부실채권 비율 역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6월 말 기업 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77%로 3월 말보다 0.03%포인트 상승해 2021년 3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 부실채권 비율은 같은 기간 0.50%에서 0.53%로, 중소기업은 0.88%에서 0.92%로 각각 올랐다. 가계 여신 부실채권 비율 역시 0.32%에서 0.33%로 소폭 상승했다.
은행들은 부실 확대에 대응해 2분기 중 6조 1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정리 규모는 1분기(4조 4000억 원)보다 1조 7000억 원 늘었지만 지난해 2분기(6조 5000억 원)보다는 4000억 원 적었다. 신규 부실채권 발생액이 정리액을 1조 1000억 원 웃돌면서 전체 부실채권 잔액도 증가했다.
은행들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소폭 늘었지만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6월 말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42.9%로 지난해 말(160.3%)보다 17.4%포인트 떨어졌다.
금감원은 “은행권 수익성 및 자본 비율 등 손실 흡수 능력을 감안할 때 건전성 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중동 상황 장기화와 국내외 금리 상승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선제적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