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핵심 고등교육 정책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패키지 지원 대학에 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3곳이 최종 선정됐다. ‘국가대표 거점국립대학’으로 불리게 될 이들 대학에는 향후 5년간 대학별로 매년 1000억 원씩 지원된다. 정부는 이들 대학을 지역 인재 육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국토대전환 범정부 추진협의회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거점국립대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최 장관은 “선정된 3개 대학에는 ‘5극3특 성장엔진’과 인공지능(AI) 분야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학부와 대학원·연구소까지 함께 지원한다”며 “거점국립대를 지역 성장의 거점이자 우수 인재가 모이는 지산학연 협력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4월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방안’을 공개하며 지역거점국립대 가운데 3곳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초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내세웠던 정부가 지원 대상을 3곳으로 좁히면서 일각에서는 사실상 ‘지방 서울대 3개 만들기’로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부는 한정된 재원을 분산하기보다 대학 간 경쟁을 유도하고 투자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선정에서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따른 지역·산업 여건과 함께 각 대학의 사업 준비도가 주요 기준으로 활용됐다. 교육부를 비롯한 8개 부처가 참여한 실무위원회가 지역 성장 가능성과 산업 연계성, 대학의 혁신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지역균형발전 전략과의 연계성이 중요하게 반영되면서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전북대와 경북대 등 일부 대학은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부산대는 조선해양과 기계시스템·항공우주 등 동남권 성장엔진 산업을 아우르는 ‘혁신제조융합대학’ 구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전자와 한화 등 대기업과 연계한 계약학과 신설 등 산학협력 계획도 강점으로 꼽혔다. 국내 최대 규모의 AI 대학 신설과 양산캠퍼스의 AI 전환(AX) 연구캠퍼스 조성 계획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한 해운정책과 금융 인프라 강화 방안도 주목받았다.
전남대는 ‘서남권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첨단반도체·미래에너지·AI 특성화 전략을 앞세워 선정됐다. 첨단반도체와 미래에너지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첨단융합대학 신설 계획과 AI 인재 양성 방안 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출범과 연계한 초광역권 정책 추진, 대규모 투자에 따른 산업 기반 조성 등 국가균형성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대는 중부권 거점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 기반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충남대는 ‘넥서스(NEXUS) 과학기술대학’ 신설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의 공동 교육·연구 체계 구축을 통해 국가 거점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AI 공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산학협력 계획도 선정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전북대·제주대·충북대 등 6개 지역거점국립대에도 대학별로 매년 최대 400억 원을 별도 지원한다. 특정 대학에만 재원이 집중돼 나머지 거점국립대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지역거점 국립대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대규모 재정 지원이 대학 간 ‘예산 나눠먹기’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성과관리 장치도 마련한다. 국가대표 거점국립대만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 성과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학·지자체·민간이 함께 참여해 핵심성과지표(KPI)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 장관은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업해 지역대학을 통한 지역 성장의 성공 모델을 만들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며 “‘국가균형성장 달성’이라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