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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쌀 때 사두자” 또 떨어져도 “더 사야지”…한국인들 엔화 ‘역대급’으로 쌓았다

01.09.2026 1분 읽기

# 올 가을 일본 여행을 계획한 직장인 이모씨(34)는 최근 엔화를 조금씩 사 모으고 있다. 처음 환전했을 때보다 엔화가 계속 떨어지자 추가로 환전하는 일을 반복했다. 이씨는 “싸다고 생각해서 샀는데 계속 내려가니 언제까지 사야 하나 싶을 정도”라며 “그래도 여행 경비로 쓸 수 있어 부담 없이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100엔에 856원…두 달 새 100원 넘게 떨어진 엔화

1일 오후 12시 기준 하나은행 원·엔 환율 고시에 따르면 100엔당 857.1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937.49원)보다 8.57% 낮은 수준으로,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100엔당 원·엔 환율이 85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여행객은 물론 향후 반등을 노리는 투자자까지 엔화를 사들이고 있다. 올해 6월 초만 해도 970원대였던 환율은 불과 석 달 만에 100원 넘게 떨어졌다.

최근에는 원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원·엔 환율 하락폭을 키웠다. 1일 오전 9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68.3원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1368.6원으로 거래를 마쳐 약 13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원화와 엔화는 달러 강세 속에 함께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잦아들고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유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원화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반면 엔화는 일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미·일 금리 차 등으로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말 공동으로 엔화를 매입하는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엔화는 다시 달러당 160엔을 넘어서는 등 약세가 이어졌다.

“쌀 때 사두자”…두 달간 4400억원어치 엔화 샀다

환율이 떨어지자 국내 엔화 매수세는 오히려 강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25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서 고객들이 환전한 엔화는 519억엔(약 4445억원)으로, 지난해 7~8월 381억엔보다 36% 늘었다.

엔화 예금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25일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1조3456억엔으로 집계됐다. 2024년 6월 ‘수퍼 엔저’ 당시 기록한 1조2705억엔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반대로 지난해 4월 환율이 100엔당 1000원을 넘어섰을 때는 8000억엔대까지 줄었다.

몇 년 전까지 100엔당 1000원 안팎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에게 현재 환율이 ‘낮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여행을 위한 선환전과 환차익을 노린 ‘엔테크’ 수요가 동시에 몰리는 모습이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환전할 수 있는 외화통장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상품은 환전 수수료 없이 하루 최대 200만원까지 환전할 수 있고 외화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일본 현지 결제나 현금 인출도 가능하다.

다만 환차익이 목적이라면 재환전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엔화를 다시 원화로 바꾸면 매매 스프레드와 수수료 등을 합쳐 1.5~2%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엔화가 반등하더라도 실제 수익은 제한될 수 있다.

9월 日 금리 인상 가능성…엔화 반등할까

관심은 엔화가 언제 반등할지에 쏠린다. 최근 일본은행(BOJ)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어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로 이어질 조치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장 참여자들이 이미 이를 가격에 반영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은행이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며, 이후 연간 두 차례 수준이던 인상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해당 통화 가치의 상승 요인이다. 일본은행이 실제 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까지 시사한다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원·엔 환율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의 구조적인 엔화 약세 요인이 남아 있는 반면 한국은 기준금리 인상과 성장률 개선 등의 영향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져 원·엔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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