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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으로 통하는 경제사단…더 커진 김용범 존재감

31.08.2026 1분 읽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정점으로 한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 라인이 한층 공고해지고 있다. 부동산·증시 정책 등을 둘러싸고 보수 야당은 물론 조국혁신당에서도 문책론이 제기됐지만 김 실장이 자리를 지킨 데 이어,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되면서다. 김 실장을 중심으로 한 경제라인의 정책 추진력에 대한 기대와 권한 집중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1일 관가와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지명으로 재정·거시경제부터 금융·산업·통상까지 주요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청와대 정책실에 더욱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책 결정의 속도와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경제정책 전반을 사실상 지휘한 김 실장이 책임론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실장과 이 후보자,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모두 옛 기획재정부 계열 경제관료다. 김 실장이 행정고시 30회로 가장 선배이고 이 위원장이 35회, 이 후보자와 김 장관이 36회다. 이들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김 실장의 직속 학과 후배이기도 하다.

현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역시 김 실장의 서울대 경제학과 한 학번 후배이자 행시 2기수 후배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김 실장보다 아홉 살 어린 데다 행시로도 6기수 아래다. 연령과 기수를 중시하는 관료사회의 특성을 감안하면 부총리 교체 이후 경제정책의 실질적인 무게중심이 청와대 정책실로 한층 기울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는다.

특히 이 후보자는 지난해 6월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된 뒤 구 부총리가 취임한 7월까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대출 규제를 핵심으로 한 현 정부의 1차 부동산 대책을 김 실장과 함께 입안했다. 김 실장이 이 후보자와 수시로 직접 업무를 조율하면서 수개월 째 공석이었던 청와대 성장경제비서관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두 사람의 정책 호흡이 긴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실장이 서기관 시절부터 사무관으로 인연을 맺은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말 그대로 ‘눈빛’으로 통하는 ‘경제사단’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정책 라인도 김 실장과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김 실장의 후임 기재부 1차관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당시 강한 추진력으로 관가에서 ‘왕(王)차관’으로 불렸던 김 실장의 뒤를 이 위원장이 잇게 되면서 두 사람의 정책적 연속성이 주목받기도 했다.

산업·통상정책을 책임지는 김 장관 역시 김 실장과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 각각 전남 무안과 장성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특히 김 장관이 2018년 공직을 떠나 기업으로 옮긴 뒤 김 실장이 기재부 1차관을 맡았던 2019년 다시 공직에 복귀할 것을 제안했을 정도로 서로에 대한 업무적 신뢰가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김 실장이 청와대에서 협상 전체의 틀과 부처 간 전략을 조율하고 김 장관이 대미 협상의 최전선에 앞장 설 수 있었다.

관가에서는 이 같은 ‘김용범 라인’의 구축이 집권 2기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이고 부동산·금융·산업·통상 등이 얽힌 복합 현안에 대한 대응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김 실장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데 이견이 없다. 강한 추진력을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인 셈이다. 문제는 김 실장에게 권한이 집중될수록 ‘ 책임론’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기대와 다른 정책 결과를 낼 경우 정책 실패에 대한 불만이 개별 부처를 넘어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직행할 수 있게 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ETF)도입이 대표적인 사례다.

야당의 공격은 매서워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뜻과는 정반대로 가는 민심 역주행 개각”이라며 “국민이 쫓아내라는 김용범 실장은 그대로 뒀다”고 쏘아붙였다. 윤희석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도드라진 정책실장 있었나”라며 “국민들이 비서실장 이름보다는 정책실장 이름을 아는 상태에서 이 사람은 왜 이번에 인사 대상이 안 됐냐는 의문을 갖는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 역할 증대에 대한 우려는 여권 내부에서도 나온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부처 장관이 아닌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각될수록 부담은 김 실장뿐 아니라 청와대 전체로 향하게 된다”며 “정책 발표와 집행, 그에 따른 책임은 부처 중심으로 운용하고 청와대 정책실은 뒤에서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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