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5조원 규모에 달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재정을 관리할 차기 금고 운영 금융사 선정을 앞두고 광주은행이 승부수를 걸었다. 농협은행 입장에서는 수성전이고 광주은행 입장에서는 설욕전인데, 올해 5월 평가에서 쟁점이 된 지역농협 점포 수 반영에 대비한 우체국 창구망으로 금융접점을 대폭 확대했다.
광주은행은 최근 광화문우체국에서 우정사업본부, 금융결제원, 부산은행과 ‘우체국 창구망 공동이용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약식에는 정일선 광주은행장, 박인환 우정사업본부장, 채병득 금융결제원장, 김성주 부산은행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확대된 광역 생활권과 금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민의 금융 이용 편의성을 높이려는 취지도 담겼다. 특히 영업점 방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농어촌 주민과 고령층 등 대면 금융서비스 수요가 높은 고객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은행은 다음 달까지 우체국 창구망과의 시스템 연계·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10월 중 거래 안정성과 이용 편의성을 점검한 뒤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서비스가 시작되면 광주은행 고객은 기존 영업점뿐 아니라 전국 우체국 창구와 자동화기기에서도 기본 금융 업무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 가능 업무는 입금, 지급, 이체, 조회 등이다. 별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이용 가능한 우체국 창구는 전국 2380여 개다. 이 가운데 전남·광주 지역에는 32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광주은행은 기존 영업점과 디지털 채널에 우체국 창구망을 더해 도심과 농어촌을 아우르는 금융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정일선 광주은행장은 “이번 협약은 고객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접점을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라 확대된 생활권과 금융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전남광주시 금고 선정을 앞두고 농협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광주은행의 대비책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광주·전남 점포 수는 광주은행 126곳(올해 3월 기준), 농협은행 93곳(올해 1월 기준), 지역농협 580곳이다.
‘5월 평가’에서 쟁점이 된 지역농협 점포 수 반영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번 광주은행의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027년부터 4년간 통합특별시의 재정을 관리할 차기 금고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9월 초 공고한다. 7월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라 올해 말까지 한시적 금고를 선정한 수의제한경쟁방식과 다르게 공개경쟁으로 치러지며 최고점 은행이 1금고, 차점은 2금고로 선정된다. 한시 통합특별시 1금고에 NH농협은행, 2금고에 광주은행이 지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