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현장에서 경찰관들의 이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의 수사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과도한 업무 부담과 처우 문제 등으로 경험 있는 수사관들이 수사 부서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사 부서의 숙련 인력이 줄어들수록 제주 실종 사건과 같은 부실 수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수사 부서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경찰관은 총 1933명이다. 2021년 265명이던 퇴직자는 지난해 410명으로 4년 만에 54.7%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243명이 현장을 떠났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퇴직자가 4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최근 5년 7개월간 매달 평균 30명 가까운 수사 인력이 경찰 조직을 떠난 셈이다.
경찰은 수사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1년간 경찰서 통합수사팀 1093명을 포함해 약 1900명을 보강했다. 올 하반기에도 기동대 정원을 조정해 881명을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다만 대부분 신규 채용이 아닌 기존 경찰 인력을 수사 부서로 옮기는 방식이어서 숙련 수사관 이탈을 막는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신규 인력이 배치되더라도 사건 처리 경험과 조사 기법 등을 익히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순한 숫자 확충만으로는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무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 경찰서에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은 2023년 약 45만 2000건에서 지난해 71만 8000건으로 급증했다. 수사관 1인당 사건 접수 건수도 2021년 101건에서 지난해 134건으로 32.7% 증가했다. 사건은 늘어나는데 숙련 인력이 빠져나가면 사건 분석이나 피의자 조사, 증거 판단 등 수사 전반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경험이 중요해 단순히 인원을 늘린다고 곧바로 수사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건 배당량을 조정하고 처우를 개선해 숙련 수사관이 현장에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