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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철회 요구서 임원 보상까지 간섭…“행정지침만으론 혼선 못 막아”

30.08.2026 1분 읽기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과거 경영권 영역으로 여겨졌던 사안까지 노조가 교섭·쟁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사업부·자회사 매각 철회부터 원청의 직접 고용, 원청 근로자와 동일한 성과급 지급, 임원 보상 기준 개입까지 요구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시행 지침을 통해 보완책을 내놓기로 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지침만으로 모호한 경계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노동계와 경영계에 따르면 경동도시가스 고객서비스센터 노조는 올 7월 원청이 추진하는 자회사 지분 매각이 외주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매각 중단을 요구하고 릴레이 단식에 나선 바 있다. 현대모비스에서도 램프사업부 매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 승계 방침이 제시됐지만 일부 노조의 반발과 법적 대응이 계속되면서 매각 본계약은 7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합병·분할·양도·매각 등 기업 조직 변동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쟁의 대상이 될 수 있어 현장에서는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하청 관계에서는 요구 범위가 보상과 고용 형태로까지 넓어졌다. 한화오션에서 급식, 통근 버스, 시설 관리 등을 맡는 웰리브 노조는 작업환경 개선과 함께 원청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바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산업 안전과 작업환경 등에 대해서는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지만 성과급까지 의무 교섭 대상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공공부문에서는 고용 형태 자체를 바꿔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국세청 외주 콜센터 노동자들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국세청에 직접 고용과 임금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노동부가 인정한 국세청의 사용자성은 작업환경과 감정노동자 보호 조치 등에 한정됐다. 원청의 사용자성이 일부 의제에서 인정되자 이를 넘어 직접 고용까지 요구가 확대된 셈이다. 교육부와 성평등가족부 등에서도 위탁 근로자들이 정부 부처를 상대로 임금과 고용 문제를 직접 교섭해달라는 요구를 제기했다.

기업 내부에서도 기존 임금·근로조건을 넘어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임원 보상 산정 기준 공개와 경영진·직원 간 일관된 성과 배분 원칙 적용을 요구했다. 조직개편·매각·분사 시 노조와 사전에 협의할 것도 요구안에 포함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측 입장에서 임원 보상 제한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 요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이에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한 시행 지침을 이르면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영업이익 N% 성과급’이나 사업 재편 등 현장에서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한 판단 기준도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앞서 쟁의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것 같다며 성과급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을 주문했다.

다만 노동부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대신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 지침을 통해 기준을 보완하기로 하면서 실효성 논란은 남아 있다. 개별 경영상 결정이 근로조건에 얼마나 실질적·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안마다 따져야 하는 구조 자체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조가 경영 판단 자체에 대한 사전 동의를 요구하거나 파업으로 철회하려는 시도는 경영권 침해 소지가 크다”며 “정부가 경영상 판단 사항과 의무적 교섭 사항, 노사 협의 사항의 기준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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