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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국어 교육에 세종학당·한글학교·한국학교 역할은

29.08.2026 1분 읽기

K컬처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언어를 아는 것이 그 나라 문화를 습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어서다. 우리 정부가 한국어를 해외에 보급하는 경로는 크게 세종학당, 한글학교, 한국학교 등이 있다. 다만 현재 세종학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각 기관들이 ‘각자도생’ 식으로 나가는 것은 아쉬움을 준다.

각 교육기관들은 원칙상 기능이 각자 다르다. 우선 일반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은 세종학당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관할이다. 한글학교는 재외동포들, 즉 한인 3·4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외교부(재외동포청) 관할이다. 한국학교는 해외에 주재하는 우리 국민들의 자녀에게 한국에서와 같은 정규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곳으로, 교육부 관할이다. 해외 대학에도 한국어 과정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것도 대개 교육부가 지원한다.

많은 교사들이 파견돼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 좋겠지만 예산과 인력 문제가 따른다. 어떻게 할지는 그 정부와 국민들의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해외 최초의 한국어 교육기관은 1906년 미국 하와이에 세워진 한글학교다. 반면 세종학당이 처음 세워진 것은 2007년이니 한글학교가 ‘원조’를 주장할 근거는 있다. 이렇듯 부처마다 각기 다른 기관과 시스템을 두고, 중복투자, 칸막이도 존재하는 상태에서 해결책이 제시된 것은 2016년이다. 당시 문체부의 세종학당을 중심으로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을 통합하자는 쪽으로 정리가 됐다. 이를 ‘세종학당 일원화’라고 했다.

당시 세종학당이 부각된 이유는 점차 숫자가 줄어드는 재외동포보다는, 순수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한국문화 교육과 보급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점점 외국인과 재외동포의 구별도 희미해지고 각 교육기관마다 ‘학생’ 확보 경쟁도 있었다.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K컬처의 글로벌 확산으로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 교육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당시 정부는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을 세종학당 브랜드를 중심으로 합치고 컨트롤타워로 삼았다. 한글학교와 한국학교의 브랜드는 그대로 뒀지만 미래 기관 신설들을 포함해서 세종학당을 ‘기본’으로 한 셈이다. 이후로 일원화를 주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 문체부와 세종학당의 ‘그립감’이 점차 약해졌다. 일원화 구상도 약해지고 다시 각자도생하는 상황이 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상황의 타개가 필요해졌다. 올해는 특히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 되는 해로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화강국 도약’이라는 정권 차원의 목표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7월 13일 열린 ‘2026 세계 한국어 교육자 통합 연수’ 개회식에서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세종학당과 한글학교를 동시에 강조했다. 인사말 등은 거두절미하고 정책만 보자. 이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30년까지 전 세계 세종학당을 대폭 늘리고, 각국 정부와 협력해 해외 초·중등학교 내 한국어반을 늘려가겠다. 더불어 해외 대학의 한국어 강좌 운영을 지원해 한국어 교육의 거점이 될 대학도 폭넓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차세대 재외동포들이 우리말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지켜가고, 거주국과 대한민국을 잇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학당뿐만 아니라 한글학교도 마찬가지로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많은 국가로 해외 순방을 나갔다. 가는 장소마다 해당 지역 동포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중요한 요구사항에 한글학교 지원이 항상 들어있었다고 한다. ‘한글학교’라는 이름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에 비해 세종학당 확대를 요구하는 외국인을 많이 만난 것 같지는 않다.

정부 각 부처의 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에게 한 첫 업무보고에서 “세종학당도 더 늘리겠다”면서 해외 한국어 교육 확대를 주요 업무로 언급했다. 하지만 올해 8월 5일의 두 번째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세종학당’ 관련 내용이 아예 빠졌다.

반면 외교부(재외동포청)의 경우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한글학교’ 이슈가 없었지만, 올해 업무보고에서는 “한글학교 지원 확대 등 한글학교 내실화를 통해 차세대 동포의 한인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글학교에 대한 관심과 함께 다양한 지원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시 각자도생으로 나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체부로서 아쉽게 생각할 대목은 해외에 대한 재정 투자를 외교 라인에서 최종 조율하는데 여기에 한국어 교육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업무와 예산 사용의 효율성과 관계가 있다.

문체부와 외교부 등은 최근 해외 한국어 교육 시스템에 대해 정리를 하며 각자 임무를 다하자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세종학당으로 일원화’ 구호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

앞서 언급된 지난 7월 ‘2026 세계 한국어 교육자 통합 연수’ 형태도 주목된다. 세종학당이나 한글학교 등 각 기구들은 세종학당으로의 일원화가 확정되고 이듬해인 2017년 통합연수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구심력이 약해지면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체부, 교육부, 외교부 등 관계 부처별로 한국어 교육자를 대상으로 각각 별도의 초청 연수를 운영했다. 10년 만인 올해 다시 ‘통합 연수’라는 이름으로 통합 행사를 열었지만 이름과 개회식만 그렇고 이후 각 기관들이 별도 행동을 했다고 한다.

문체부 측은 “2016년 일원화 결정 이후 해외 한국어 환경이나 국내 시스템에 변화가 있었다”며 “이번 통합 연수를 계기로 세종학당·한글학교·한국학교를 포함해 해외 대학들까지 연계를 통한 시너지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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