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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청소부로 일하면서 보이기 시작한 것들

29.08.2026 1분 읽기

“엄마가 미화원이 되기 전까지, 나는 공공장소의 말끔함과 근무 공간의 질서 정연함을 그저 당연하게 누렸다. 내가 시시각각 누리는 이 ‘청결함’과 ‘편리함’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는 생각해보지 않은 채 말이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다른 미화원들이 겪은 일도 우리 엄마가 겪은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하는 엄마를 지켜본 딸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가 국내에도 출간됐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장샤오만은 중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다오펑도서상 ‘올해의 논픽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은 ‘2024 중국의 좋은 책’ ‘2024 중국중앙TV(CCTV) 봄 추천 도서’ 등에 잇달아 이름을 올렸다.

책은 선전의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다니는 저자가 일자리를 찾아 선전으로 올라온 엄마와 10년 만에 함께 살게 되며 시작한다. 평생을 산시성 시골에서 부엌과 광산을 오가며 가족을 건사해 온 엄마는 52살에 대도시로 올라와 고급 쇼핑몰의 미화원으로 일한다.

오랜만에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모녀 사이가 평탄할 리 없다. 저자에게 엄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돈에 맹렬하게 집착하고, 거칠고 억세며,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긴다. “엄마가 쓸모없어서 늙어서도 자식한테 짐이 되는구나”라는 엄마의 자책은 딸에게 숨 막히는 부담이 된다. 엄마의 눈에도 현관 앞에 쌓인 딸의 택배 상자, 어질러진 부엌, 아이도 낳지 않으면서 고양이를 애지중지 기르는 딸의 모습 등이 못마땅하기 짝이 없다.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딸은 엄마를 바꾸는 대신 이해해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저자는 퇴근 후 미화원으로 일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휴대전화에 받아적었다. 이후 저자는 900일 동안 엄마의 일터에 따라가 동료 미화원들의 일까지 기록하게 된다.

미화원들이 고된 노동을 하고 손에 쥐는 월급은 당시 최저임금보다 조금 많은 2500위안(약 51만 원)에 불과하다. 미화원 일은 “개인의 시간을 극한까지 짜내 그 대가로 보수를 얻는 일”인데도 “눈곱만치도 존중받지 못하는 일”이다. 이들은 자신의 노후뿐 아니라 취업난을 겪는 자식과 손주까지 챙겨야 한다.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일을 멈출 수 없는 신세다.

저자는 이 불안한 삶을 선전의 화려한 풍경과 한 화면에 겹쳐놓는다. 고급 쇼핑몰에서 생상스의 ‘백조’가 흐르고 사람들이 코코넛 치킨을 먹으며 느긋하게 걷는 동안, 엄마의 동료 미화원 아주머니는 하루 3만 보를 걸으며 16시간 동안 얼룩을 닦고, 남성 미화원은 집세를 아끼려고 남자 화장실에서 잠을 청한다.

저자의 기록은 엄마의 청소 일에서 과거 엄마가 일했던 광산과 공사장, 가족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엄마를 향하던 질문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자신이 어떤 노동과 희생 위에서 여기까지 왔는지,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고향과 가난이 어떻게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는지를 비로소 바라보게 된다. “너는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몰라”라는 말에 고개를 돌리던 딸은 이제 엄마와 동료 미화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들과 내가 결국 같은 곳에서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의 말미에는 엄마의 목소리를 후기로 담았다. 엄마가 고된 노동과 가난 속에서도 삶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했다. “돈은 차가워도, 자식이 있어 마음은 따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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