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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연무장길 넘어 건대까지 팝업”…경험경제에 전국 소비지도 재편

28.08.2026 1분 읽기

체험을 구매 결정의 밑바탕으로 삼는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경험 소비의 성지가 탄생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거나 각 지역의 빵 맛집을 찾아다니는 빵지순례, 폰꾸·젤꾸·다꾸와 같은 꾸미기 열풍과 같은 각종 트렌드가 형성되고, 트렌드별로 핵심 상권이 형성되는 구조다. 특히 이 같은 경험 성지는 서울 뿐 아니라 고양과 대전, 김천 등 전국에서 나타나면서 각 지역에서 새로운 경제 수요의 원천이 되고 있다.

서울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패션이나 식음료 등 업종을 불문한 경험 마케팅 중심지로 떠올랐다. 핵심 지역은 단연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성수동이 있는 성동구다. 올 상반기 성동구에서 열린 팝업 매장은 468건으로 서울 전체(1799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스위트스팟 관계자는 “성수 상권의 중심인 연무장길에 팝업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서울숲과 뚝섬·북성수를 지나 동쪽 건대입구까지 팝업이 흘러가고 있다”며 “성수로 불리는 범위가 확장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상권이 넓어지는데도 밀려드는 수요를 다 받지 못하면서 경험경제 상권은 서울 전역으로 분산되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팝업 상권은 여의도와 용산, 송파, 중구다. 여의도에서는 더현대 서울, 잠실에서는 롯데월드몰, 용산은 아이파크몰, 명동은 롯데백화점 본점이 상반기에만 100~200건씩의 팝업 매장을 열었다. 홍대 앞 AK플라자는 애니메이션·게임 등 서브컬처 지적재산권(IP) 경험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경험과 소비의 시너지는 뚜렷하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에 따르면 같은 업종 매장이라도 성수 상권의 3.3㎡당 매출은 강남보다 최대 4배 높다. 국내 패션 기준 성수는 634만 원으로 강남(167만 원)의 3.8배였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매장도 성수(876만 원)가 강남(509만 원)을 크게 앞섰다. 각 백화점이 앞다퉈 팝업 플랫폼을 자처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에서도 경험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대전은 성심당의 인기에 힘입어 전국 빵지순례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대전의 외지인 방문자 수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20.3% 늘었다. 특히 관광 소비는 같은 기간 27.2% 증가해 전국 평균(16.1%)을 훌쩍 뛰어넘었다. 성심당 본점이 있는 대전 중구의 관광 소비 증가율은 45.3%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고양과 춘천도 빵지순례의 주요 상권으로 꼽는다.

김천은 2024년 시작한 ‘김천김밥축제’가 2회 연속 흥행하며 지역 축제 경험의 새 중심지가 됐다. 지난해에는 인구 13만 명인 김천시에 이틀간 15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1인당 김밥 구매를 4줄로 제한할 정도였다. 김밥축제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 예비축제로도 지정됐다.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강원 양양군은 성수기인 지난해 8월 체류인구가 등록인구의 27.0배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양양 주민 1명 당 방문객이 27명이었다는 의미다.

충남 예산군의 예산시장도 더본코리아와 손잡고 정비에 나서면서 20~30대 경험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재단장 전 하루 방문객이 10명 남짓이던 예산시장은 2023년 1월 재개장 이후 부침을 겪으면서도 올해 5월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각 브랜드와 유통업체, 지자체 등의 경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투’식 체험 설계로는 실익을 얻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본다. 팝업 임대료는 오르는데 운영 기간은 2주 이내로 짧아지고 있고, 지역 축제도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행·축제·패션 등 분야를 떠나 앞으로는 소비자 경험 설계가 브랜드와 제품의 성패를 가르는 최우선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소비자의 관심사가 빨리 변하는 데다 다른 브랜드와 비슷한 경험은 금세 외면받기 때문에 상품 고유의 특성을 체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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